장전마을은 원래 장진(將振)마을이었다. 정여립이 성을 쌓고 말을 타고 돌아다니고 이 마을에 자주 내려와 마을을 '장진'이라 지었다. 그가 죽고 나서 용담현에 소속되어 있던 이 마을은 70년대 장전마을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일제강점기 시절엔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부자가 살았다고도 전해진다. 매를 길들여 어깨에 얹혔다 내려보내면 골짜기가 두려움으로 떨었다
여름이다. 장마가 걷히고 본격적으로 땡볕이 기세를 부리는 가운데, 우리 지역에서도 심심찮게 물놀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야외물놀이는 미리 안전수칙을 익혀둬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또 어린이를 동반한 경우에는 어른이 먼저 유의사항을 알고 있어야 불행을 방지할 수 있다. 진안119안전센터의 도움을 받아 몇 가지 안전수칙을 알아본다. 친구가 물에 빠졌을
지난달 25일 진안읍 가막천에서 익사사고가 발생, 낚시를 하러 왔던 두 명이 사망했다. 마이지구대의 한 관계자는 "가막마을에서 10km 떨어진 가막천에서, 최아무개(41) 씨와 친구 최아무개(42) 씨가 물에 빠져 사망했다. 사망한 이들은 군산에서 낚시를 즐기려 진안에 온 사람들이다."라고 밝혔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날 10시 5
장마의 중심. 7월은 비바람과 습기로 가득했다. 거센 빗물은 청룡열차처럼 빠르게 죽도를 휘감아 돌았다. 내송마을은 49번 국도 안쪽에 숨어 있다. 마을 입구에 세운 비석을 못 보고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겨울이면 낙상하기 딱 좋은 고개를 넘어야 마을이 나타난다. 어디선가 들리는 힘찬 발동기 소리. 개울물이 불어 넘쳐 급류가 되고, 그 소리는 쩌렁쩌렁 울린다.
백운면 덕현리 원덕마을 김순덕(85)할머니는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입니다. 슬하에 4명의 자식을 두셨지만 모두 외지로 나가 있고, 그들 모두 형편이 어려워요. 할머니네 집은 천정에 막을 두른 비가림이고, 추운 겨울에 보온을 위해 비닐방풍막을 설치했지만 너무 삭아버려 찢어지고 뜯겨나갔습니다. 바람이 불 적에는 이상한 소리를 내 할머니는 밤마다 무서움에 잠을 이
아래 글은 기자가 학교현장을 돌며 학생들로부터 사례를 수집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도움말 주신 분들은 청소년인권네트워크 엠건 활동가, 주천초등학교 원태성 교사, 우리군 중학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입니다./편집자 주 그가 온다. 손에 교과서를 들고. 내 눈과 정면으로 마주친다. 그럴 리가 없다. 왜지?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책이 '
그가 끄는 리어카 바퀴는 공기가 조금 빠졌다. 늙은이의 헐거운 종아리처럼. 일흔이 넘은 이 남자는 아내와 함께 걷는다. 아내는 쌍꺼풀 없는 조그마한 눈으로 오물조물 말한다. 저기를 더 가봅시다. 누군가가 상자를 버려뒀을지도 모르니. 고인기(71) 씨는 말을 하지 못한다. 듣지도 못한다. 태어날 때부터 그는 스스로와 이야기했다. 세상과 소통하는 길은 손가락뿐
사납게 몰아대던 빗줄기가 잠시 멎었다. 우리 고장에 퍼부은 빗물의 양은 1시간당 최고 58mm. 예상대로 우리 지역 이곳저곳은 폭우로 인해 생채기가 났다.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 공무원들이 복구 작업에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요즘. 7월 15일 아침 11시께, 포대·안전화·장갑이 담긴 종이상자가 군청 마당에 도착했다. 물 폭
수몰 뒤 어려움에 처한 마을은 외송마을뿐만이 아니다. 상전면 수동리 원수동마을 또한 수몰민들이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밭과 집을 잃고, 새로운 농토를 찾아 헤맨 끝에 진안읍 물곡리에 몇 뙈기의 땅을 마련했다. 농사라도 지으려면 차를 타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실정이다. 원수동마을 김민흠 이장은 "벌이가 없어 물고기를 잡거나 막노동을
지난 7월 23일, 전북약초동호회(회장 송경헌)는 오미자 재배로 뜨고 있는 경북 문경과 상주를 다녀왔다. 이번 방문은 도내 약초동호회원 농가들이 약초를 기르면서 새로운 기술과 정보에 목말랐기 때문이다. 이들은 환경에 해가 없는 재배·포장방법을 익히기 위해 문경시 동로면 석항리 윤창영씨의 오미자 농가로 떠났다. 약초를 가공하는 회사에 들러 포장방
식중독의 계절, 여름. 아침에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땡볕이 쏟아진다. 장마가 주춤한 사이,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름은 농민들에게 가장 바쁜 계절. 특히 이번 폭우는 농민들의 가슴을 애타게 하고, 수해가 할퀴고 간 자리를 원상 복구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당연히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군 보건소 방문보건 박준영 공공보건의는 다음과
폭우로 인해 돌에 깔린 개활곡마을 정철우(53)씨의 논을 한국도로공사 진안지사가 복구한다. 정철우 씨의 논은 익산과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 아래에 있다. 고속도로와 논 사이에 ㄱ자의 좁은 수로를 놓았다. 이 수로가 기역 모양으로 꺾여 빗물이 넘치는 바람에 수로제방에 달라붙어 있던 돌들이 정 씨의 논에 쏟아져 상당 부분 피해를 본 상태다. 애당초 한국도로공사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빗자루나무는 골목마다 있다. 여린 연둣빛 줄기가 마당의 억센 땅을, 돌멩이를, 잡티를 어떻게 그러모을 수 있나. 자연의 비밀을 엿본 농부들이 땅을 이용하는 모습은 인간의 숙명적인 진화과정인지도 모른다. 정말이지 사람들은 한 뙈기 땅이라도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빈집은 반쯤 허물어져 바닥이 드러났다. 깨진 됫박처럼.
지루한 장마는 끝날 줄 모른다. 한 달 동안 파란 하늘 한 번 보기 어려웠다. 날은 후텁지근하고, 햇빛 조차 비추지 않는 하늘이 원망스럽다. 짜증도 난다. 게다 오늘은 초복인데. 동네 어디 쯤에서는 잔치가 벌어졌을 것이 틀림없다. 안천을 둘러볼까? 역시나. 안천 '마이산 정기담은' 깻잎작목반 반원들이 이 불쾌함을 한 방에 해결했다. 노채마을 노인들에게
농활은 무엇일까? 단지 농촌을 이해하는 활동이라면 농촌체험축제라도 괜찮다. 농활은 노동의 의미, 한-미 FTA 파고에 맞서고 있는 농촌, 각박한 삶의 터전에서 쌓아올리는 삶을 배우는 과정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활은 농촌을 넘어서는 의미로 다가온다. 김대해(26·기계설계 4년)씨는 현재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이다. 김 씨는 총학생회장이지만 진
지난 13일, 낮 2시가 되자 진안읍은 서울의 명동거리로 변했다. 밀짚모자를 쓴 젊은이들이 간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읍을 활보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걸어 다니며 상가를 구경하자, 지나가는 사람들은 청년들의 등장에 놀라는 눈치였다. 급작스럽게 밀려온 '젊음'의 빛. 그들은 농활을 위해 우리 고장을 찾은 전북대학교 소속 대학생들이었다. 공설운동장에서 농
상전면 수동리 외송마을은 10년 전에 주민들이 새로 만들었다. 죽도 아래 부근에 몇 년째 대를 이어온 외송마을이 있었지만 용담댐이 생기면서 물에 잠겼다. 마을 주민들 일부는 떠나고 일부는 남았다. 떠난 이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산으로 올라왔다. 저녁 7시 30분. 용담호는 외송마을 주민들의 슬픔을 모른 척 땅거미에 푸르스름하게 잠겨갔다. 마을회관에서
"우리 어머님들, 이걸 아셔야 해. 어떤 마을에 할머니 한 분이 사셨어요. 이분이 된장 만드는 솜씨가 좋아. 그래, 된장을 만들었어. 등산로 초입에 재미삼아 장터를 열고 팔았는데, 3시간 만에 다 팔린 거야. 나중에 이 할머니, 된장에 이름을 붙여 동네 사람 모두가 팔기 시작한 거예요. 브랜드를 만든 거죠!" 흐린 아침이었다. 10시가 되
부귀면 수항리 신기마을 세월교가 물이 불어 주민들이 고립됐다.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출근을 하지 못하고, 아이들도 학교에 갈 수 없어 며칠씩 결석을 했다. 운장산 밑자락에는 신기마을에 포함된 외딴집 두 채가 있다. 각 집에는 4명의 가족이 살아 모두 8명의 주민이 물에 갇혀 16일 현재 삼일째 외부와 단절된 상태였다. 너비 20미터가 넘는 황금천에 세운 이
전남은 물 폭탄을 맞았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집과 사람이 물에 잠겼다. 우리 고장에도 퍼붓는 빗줄기는 산을, 마을을 흔들었다. 이재민이 발생하면 군민들은 어디로 가지? 재난관리과 재해대책 안시관 담당자는 "강당이 있다."라고 말했다. 각 마을 근처에는 학교 강당이 있어 이재민을 대피시킬 수 있다. 대량의 폭우가 쏟아져 집이 물에 잠기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