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아직까지도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의식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직장생활에 대한 앞날의 두려움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응해주신 환경미화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름을 밝히지 못하고 익명을 사용하는 것
동향면에 목욕꽃이 피었다는 얘길 듣고 찾아갔다. 동향면 주민자치센터 찜질방에 마을별로 일정을 정해 70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동향면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성수태) 위원들이 목욕봉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닌, 이웃 할머니의 몸을 씻겨준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하는 생각으로 2월 첫 날에 동향면을 찾았다. 금남의 장소에 들어간 두 남자
막걸리는 시대 고금을 막론하고 즐기던 우리의 전통주로 통하고 있다. 그만큼 막걸리는 추억이 많은 술이다. 어릴 적 혹은 학창시절에 막걸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막걸리는 우리 삶을 대변하고, 우리의 삶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고픈 시절 한 끼 식사대용으로 좋은 것도 막걸리였다. 막걸리는 서민과 함께 동고동락했던 상징물이며 우
◆목이버섯을 아시나요? 중국에서 고급요리 재료로 쓰이는 목이버섯. 이처럼 목이버섯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목이버섯은 부침, 냉채, 볶음 등에 함께 사용된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짬뽕 재료로 사용된다. 짬뽕 내용물에 검은 미역 같기도 하고, 해산물 같은 것이 바로 목이버섯이다. 목이버섯은 식용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농한기다. 농촌에 찾아온 한가로운 기간이다. 한 여름 뙤약볕에서 제대로 펴지도 못한 허리를 누이는 계절이다. 그러나 모두가 한가롭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형편이 넉넉지 못한 독거노인이라면 농한기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으리라. 건강이 허락지 않아 농사를 제대로 못 지었으니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돈 날아가는
#1 지난 11일 오후 3시 10분께, 26번 국도를 타고 전주 방향으로 차를 몰고 가고 있었다. 진안마이학습장 입구를 약 50m 정도 남겨 놓은 위치에서 키가 1미터가 조금 넘는 사내아이가 책가방을 메고 국도를 걸어가는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가 걸어가고 있는 도로 가장자리에는 차를 세울 만한 공간이 없었기 때문에 마이학습장 입구 근처까지 차를
공장 굴뚝의 연기가 시대의 희망으로 여겨지던 1970년대 중반. 가난을 면치 못하던 농촌의 젊은이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안고 도시로 떠나던 시절이다. 그 시절 농촌의 아이들은 끼니를 거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해맑은 얼굴로 뛰어놀 수 있었다. 자연을 벗 삼아 뛰어놀던 아이들에게 돈을 구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극히 일부 애들을 제외
그녀는 책속에 글자를 보지는 못하지만 책을 읽을 수 있다. 음성인 아닌 손끝의 촉각으로 글을 읽고 있다. 김춘심씨의 나이는 마흔여덟, 스물다섯에 중도 실명하는 위기를 맞았다. 시골에 사는 그녀를 밖으로 이끌고 나갈 여력을 지닌 사람이 없었다. 시력을 잃고 20여 년을 글을 읽지 못하면서 문자에 소외되고 세상에 대한 관심은 멀어졌다. 작년 8월, 교회 목사님
포동마을에 들어서서 시선이 멈춘 곳은 마당비가 몽당 빗자루가 될 때까지 훤하게 쓸어놓은 길도, 곱게 꽃을 심어놓은 화단도 아니었다. 눈을 자극시킨 것은 시골의 자연과 어울릴 법한 소품들이 곳곳에 놓인 모습이다. 회색빛의 말끔한 벽 위로 소쿠리와 박을 줄지어 걸어놓았고 지게, 쟁기, 절구, 솥뚜껑 등 민속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골동품들을 가져다 놓았다. 한
박형순씨가 무농약 인삼을 수확하던 지난 21일. 부귀면에 위치한 박씨의 인삼밭에는 이날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인삼을 캐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멀리 고창에서부터 진안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인삼을 고르고, 인삼을 줍는 작업을 했다. 이들은 어림잡아 50여 명은 되어 보였다. 한쪽에서는 인삼을 캐는 차량 2대가 인삼을 캐며 지나간다.
우리 군에는 눈을 즐겁게 하는 도로가 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해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는다. 꽃이 핀 도로는 아늑함이 느껴질 정도다. 상전면과 안천면 경계에서부터 시작되는 도로에서 이 광경을 확인할 수 있다. 그 경계에는 블로치 터널이 있다. 이 터널을 나오면 색색의 꽃이 운전자를 반긴다. 여기에서부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일상의 일탈을 맛
사진관 건물에서 오래 묵은 먼지 내까지는 나지 않았다. '사진관'이 아닌 '스튜디오'라고 적혀 있는 깨끗한 간판이 서운했지만 면 단위에서 보기 드문 사진관 광경에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사진사 이판철(47) 씨가 부귀면 '한솔스튜디오'의 문을 열어 놓고 있었다. 사진에 빠져든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학교에
꿀벌이 윙윙대는 소리는 나른했다. 적막한 구미동 산 속에서 텐트를 치고, 나무그늘에 누워 책을 읽는 사람. 양봉업자 서명덕(58)씨. 구미동의 로빈슨 크루소다. 정신없이 바쁘게 생활하는 현대인들이 보기엔 어리둥절할 풍경. 경상도 안동이 고향인 서씨가 양봉업자가 된 건 1년 전이다. 가족을 등지고 전국 산천을 떠도는 그이는 꿀벌을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강원도
"나는 하늘을 훨훨 날고 싶습니다 /그러나 날개가 있어도 날개를 펴야 하는데/나는 그 날개를 펼 수가 없습니다/그것은 바로 나는 눈먼 새이기 때문입니다/비록 하늘을 날지는 못하지만/언젠가는 날 수 있는 시대가 오리라 확신합니다" 유승열(37. 백운면 운교리 주천마을)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선천적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아 고생했던 그는
여자 나이 아흔 둘. 인생의 황혼기. 스스로 자신을 돌보며 생을 정리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회복을 소원한다. 하체가 마비된 아들. 삶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그것에 충실해 보이는 순정씨. 열정을 통해 진실하고 강렬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고비가 서른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이제 고쳐야 한다. 한평생 남편과 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외
뭉툭한 손가락. 영락없이 짜리몽땅 '조선손'이다. 그 붉고 거친 손이 지난 시간을 알려준다. 흙이 잔뜩 묻은 채로 젖은 땅에서 풀을 뽑는 할머니. 석·점·례. 틀니도 하지 않고 또박또박 말한다. 그녀의 이름은 석점례(89). 허리가 아파죽겠다며 몸빼를 추켜세우고 나무 대문 안으로 총총 사라진다. "뭐할라고 내. 그거 내
지난 8일 남부권게이트볼대회를 찾았을 때 성수면 좌산리에 살고 있는 강부선씨를 우연히 만났다. 진안신문 기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대뜸 이렇게 말했다.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만 신문에 보도하지 말고 돈 없고 어렵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도 좀 실어야지. 나도 진안신문 독자인데 다른 일간지들이나 별반 다를 게 없어!" 신경을 쓴다고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신선하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해 좋아요. 배워서 기쁨을 얻는 것만큼 큰 희열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나가 끝나면 또 다른 것을 배웠죠. 분야는 다르지만 제가 배운 것들이 연관성이 없다고 볼 수도 없어요." 진안미용학원 임채순(47) 원장의 말이다. 임
누구나 한번쯤 밤을 지새우며 편지를 쓰거나, 사연을 적어 엽서를 보내곤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밤을 지새우는 일도 엽서에 사연을 적어 보내는 일도 점차 줄었다. 편지와 엽서가 줄면서 집배원들이 하는 일도 덩달아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면 큰 오산이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가슴 따뜻한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집배원들의 일은 더 많아졌다. 소
·최남숙 씨(45) 정천면 망향정 해맞이 행사에서 최남숙(45)씨와 최씨의 두 아들 김상원(9), 준원(6)군을 만났다. 최남숙씨는 붉게 떠오르는 해를 보며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기원했다고 한다. "상원이가 작년에 많이 아파 많이 걱정했어요. 올해는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화목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남편이 농사짓고 있는 인삼이 잘돼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