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신랑이 일어나라 깨운다. 부스스 좀 처럼 꿈에서 깨지 못한다. 아! 공항가야지!! 마침 아들이 일어나 준비하는 바람에 벌떡 한다. 3시까지 오겠다는 여동생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끼리 가도 된다. 고해도 운전 미숙한 나를 믿지 못한다고 신랑이 태워다 준단다. 우린 4시에 출발한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얼큰한 라면 한 그릇하고 다시
날씨가 차다. 겨울의 한 중간,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사이에 있다. 칼바람 추위를 녹여줄 훈훈한 얘기가 많다.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은 계열사 전 직원들에게 그들 1년 치 봉급만큼 자기 소유 주식을 나눠줬다.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연말에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에 나눠주라며 거금을 화단에 놓고 갔다. 참으로 흐뭇한 소식들이 아닐 수 없다.
60세엔 젊어서 못가고, 70세엔 할 일 남아 못가고, 80세엔 쓸 만해서 못가고, 90세엔 알아서 갈 테니 재촉하지 말란다. 그리곤 100세가 되면 좋은 날 좋은 時에 알아서 간단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노래 가사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보니 명곡임에 틀림없다. 누가 뭐래도 오래 사는 게 장땡 아니겠는가! 허나 똑똑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
1990년대 중반, 이제 불혹의 중반을 지나가고 있는 엄마와 아빠가 대학교에 입학하면 선배들은 이 노래를 가르쳤고 부르게 했단다. 물론, 그 노래를 배운 우리들이 신입생 후배들에게 구전으로 가장 먼저 가르친 노래였단다.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러운 자 되어, 조국을 등질 수 없어 나로부터 가노라.' 매년 여름철이면 농촌봉사활동대(농활대)를 조직해서 전북
또 다시 한해를 보낸다.언젠가부터 나이를 잊는다. 아니 잊으려 한다.어르신들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한해 한해가 지나간다더니 정말 그렇다.2015년 새해를 맞아 다짐했던 다짐들이 얼마나 무색한지 모른다.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쳤던 일과 생각들.....해마다 12월 가슴 아리게 느꼈던 허무함.....고단한 몸과 마음이 올해도 가득이
지난 11월 중순 일본 규슈에 다녀왔다. 차창 밖으로 추수가 끝난 들녘이 마냥 한가롭게 보인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보니 잎이 다 진 콩 그루가 수확을 기다리고 밭에 서있다. 드문드문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자주 보인다. 아직 수확을 하지 않고 있는 콩밭이 아주 많다. 그것도 산비탈 밭이 아니라 경지정리가 잘 된 평야지 논에 콩들이 많이 심어져 있다. 일본
역사는 반복된다는 얘길 듣곤 한다. 지나온 역사와 현재의 모습이 반복된다는 말인데, 그 의문에 답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사를 찾았다. <테러에 대한 공포는 올해를 지배한 최대 화두다>, <한국사 교과서가 식민 지배를 찬양하고 민주주의 운동을 폄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테러조직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홍보전을 벌일
벌써 한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걸어온 발걸음들을 뒤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재확인하는 절기인 것이지요. 제 개인적으로도 올해만큼 힘겨웠던 시간들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아프고 상한 마음이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또한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 왜 없었을 까요? 어찌 보면 희로애락의 포물선을 오르내리는 이것이야 말로 인생의 참 맛이 아
여느 때처럼 나는 출근길을 나선다.다르다면 커피가 든 텀블러를 챙겨 들고 가족들 눈치를 보며 나온다.매일 달리던 복잡한 출근길을 달린다. 그래도 오늘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출근할 때 몰랐던 가을 정취가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새삼스럽다. 이런 길을 매일 다니면서 느끼지 못하고 오늘은 달라 보인다. 사람마음이란 간사하다.들어가야 할 길을 지나 쌩 하고 지나쳐
고구마 택배가 왔다. 내 고향 진안에서 생산한 호박고구마다. 진안출신 사람들로 구성된 운동모임에서 공동으로 구매한 것이다. 고구마 상자를 받아 든 아내가 뛸 듯이 기뻐한다. 아내는 고구마를 유독히 좋아한다. 아내는 고구마를, 수확철인 가을뿐만이 아니라 사철 사다가 먹는다. 요즘은 저장기술이 발달되어 사시사철, 금방 캔 고구마처럼 보관을 잘 한다. 마트에 가
11월의 첫날, 트로트가요제가 열린 북부마이산의 공연장에는 최근 진안에서 보기 힘든 만큼의 인파가 몰렸다. 갑자기 떨어진 온도 탓에 주민참여를 염려하던 관계자들은 고민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축제의 본질적 의미나, '축제의 알맹이로 특별한 게 뭘까?' 또는 '어떤 구심점으로 지역사회를 결속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차치하고, 행사전문가도 아
지극히 개인적인 역사지만, 나의 아버지는 한 번도 자신의 손으로 선택한 후보가 제대로 대통령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지 못하시고 눈을 감으셨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선거에 의해서 야당으로의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낸 그해 많이 앓으시다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분은 평소 워낙 강직한 성격에 타협하시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셨다. 나의 기억에 아버지는 만년
나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연구소일로 바빠 오전부터 모인 대식구들과는 다르게 늦은 저녁에 내일 장만할 음식을 위한 타 지역에 사는 동서들이 좋아하는 진안산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사가지고 잠깐 전하러 갔다. 우리 어머니는 항상 현관문에서부터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내 강아지 어서 와라, 밥은 먹었냐, 얼굴이 헬쑥해진거 같네 하신다. 민망하게…..살
"내가 여기서 조금 전에 생(生)표고버섯 1kg을 1만 6000원에 샀는데 저 옆 건물 앞에서는 1만원에 팔고 있어요. 내가 비싸게 샀으니 값을 깎아주세요. 왜 농민들이 직접 파는 직판장이 비싼가요?"라고 갈기를 세우며 살집이 있어 제법 통통해 보이는 오십대 중반의 아주머니 한 분이 매대(賣臺)에 와서 큰 소리를 치며 항의한다. 일순 분위
자식이란 손가락은 꼭 깨물어야만 아픈 것은 아니다. 남들 앞에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울 수 있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딱히 내세울 것이 없어 안타까운 자식도 있듯이 깨물지 않아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어디 그뿐 이랴! 세상에는 깨물지 않아도 아픈 손가락들이 너무도 많다. 역전의 사다리가 부러진 시대를 살고 있는 이 땅의 젊은이들부터 불투명한 노후를 앞두고 대
매년 찾아오는 가을이 올해 또 다른 가을로 찾아온다. 내 마음도 니의 마음도 더욱더 쓸쓸해지고 허전해 진다. 식지 않을 것 같던 불볕더위가 언제 그랬듯 아무렇지 않게 식어가고 언제나 그랬듯 흘러가는 계절을 우리네 마음들도 인정하게 된다. 서운하고 서글퍼진다. 내 위 세대들은 더 그러겠지!! 아침 출근길 시원하게 그려진 자연풍경이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다.
지난 8월 불가리아(Bulgaria)에 다녀왔다. 불가리아는 동부 유럽 발칸반도의 남동부에 있는 나라로 북쪽은 루마니아, 서쪽은 세르비아와 마케도니아, 남쪽은 그리스와 터키, 동쪽은 흑해와 면하고 있다. 인구는 720만 명, 면적은 11만 879㎢로 우리나라보다 조금 넓지만 인구는 우리의 1/7밖에 안 되는 나라다. 터키의 동유럽 진출로(進出路)에 있기 때
2010년에 마이클 샌델의 <정의>라는 책이 200만부 넘게 팔리며 한국사회에 '정의 신드롬'을 안겨 준 적이 있다. 또 작년에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베스트셀러가 됐었다. 재밌는 것은 우리에게 <불안>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알랭드 보통이 한국에 와서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그 같은 경제학저서들이 베스트셀러
나는 최근의 남북관계를 전쟁 일촉즉발 상황과 잠시 동안의 휴전상태의 외줄타기 광대놀음 정도로 정의한다. 자신들의 의지나 관심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한반도 민중들의 불안과 불편을 야기하는 위기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누구도 승자가 아닌 그저 어느 한 부분만 들려지는 고장 난 테이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둔감해져버린 우리들의 평화롭지 않은 상황만 재생될 뿐이
구강(입)에는 약 700여종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정말 구강 (입안)은 많은 미생물의 서식지이다. 처음부터 입안에 이렇게 많은 미생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 배속에서 태어날 때에는 어떠한 미생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태어난 후부터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미생물들이 존재하기 시작한다.나이에 따라서도 분포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르다. 이러한 미생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