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2)"요즘 젊은이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이야기하면 그들이 묻는다. "농촌에서 사회적경제가 무슨 의미가 있으며, 농업으로는 살아가지 못하는데 우리는 끝까지 진안에 남아 있어야 하나요?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나의 대답은 '지금 여기'에서 답을 찾으라고 말하면서 '혁신가'가 되라고 말했다.누구나 살아가면서 몇 번씩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렇지만 그 간단한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인생과 세계에 관한 사고가 또렷하게 정립되어 있
지난달 마지막 날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함초롬히 내렸다. 모임이 있어 아침에 외출하며 쓴 우산을 잡은 손이 차다. 나무는 입었던 옷을 다 벗고 나목(裸木)이 돼서 홀가분한데 나는 두툼하게 옷을 챙겨 입고 뒤뚱거린다. 그래도 춥다. 입동이 지난 지 스무사흘째니 추울 만도 하다. 이제 이 해도 채 한 달이 못 남았다. 지나간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일이 없다. 창궐(猖獗)하는 역병(疫病)에 떠밀려 전전긍긍(戰戰兢兢)하다가 다 지나가는 것 같다. 방역상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라 행동하다 보니 내가 내 의지대로
우리 대한민국은 작지만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나라입니다. 오천 년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900회가 넘는 외침을 당했지만, 굴하지 않고 오늘에 이른 자랑스러운 민족입니다. 일제 36년의 식민통치를 거쳐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추락했지만, 2021년 현재 GDP(정부·기업·가계가 생산해낸 재화의 총합)가 세계 205개 나라 중 10위에 올라 있습니다. 1인당 세계 GDP 순위도 34,870달러로 26위입니다. 1960년도 1인당 국민소득이 79달러였던 걸 생각
가을이 깊었다. 단풍이 붉다 못해 불타오른다. 온 천지가 만산홍엽(滿山紅葉)이다. 지난 주말 북부 영남지방을 찾았다. 경북 영주 순흥에 있는 소수서원(紹修書院)에 갔다. 아름드리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반겨 맞는다. 살며시 스치는 바람에 가슴속 깊이 솔향이 스며든다. 솔향 가득 머금은 맑은 공기 들어 마시며 도심에 찌든 폐가 호강한다. 왜 진작 맑은 공기로 호흡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하는 것 같다. 발걸음을 느리게 내디디며 코로 맑은 공기와 유희하고 눈으론 소나무와 노란 은행나무를 본다. 뇌리에 아름다운 경치를 담기에 바쁘다. 은행나무가
"아이들의 손길과 마을공동체의 공감만이 새로운 작은학교를 만들 수 있으며, 이는 공동선에 대한 배려를 힘들게 하고 시민적 감수성을 해치며 소외된 사람들을 굴욕으로 몰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능력주의의 괴물을 막는 지름길이다"학교협동조합이란 "학교 구성원들이 소유하고 운영하며 이용하는 사업체"로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는 "학교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로 공통의 경제·사회·문화·교육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결성한 자율적 조직'이라 정의한다.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어떤 사항을 평가(評價)하는 것은 대상의 가치를 규명하는 일로서 쉬울 것 같지만 어려운 것이다. 인생철학과 신념에 따라 행동의 가치가 다를 뿐 아니라 다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교육에서는 성과의 판단, 부동산이나 주식은 재산적 가치의 판단, 골동품 등은 물건 가치의 판단, 공업은 기술·제품의 우열이나 성능의 판단, 면접 태도 등은 인품의 판단 등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평가할 때는 몇 개의 항목이나 관점으로 나누어서 이루어지는데 그 기준을 설정하기가 모호하기도 하다. 특히 사람의 인생살이를 평가한다는 것은 더욱 애매하다. 거기에
선진국(先進國)이란 다양한 산업과 복잡한 경제체계를 갖추고 고도로 발전을 이룬 국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선진국이 되는 요건을 명시적으로 정리한 바 없지만, 국민의 발달 수준이나 삶의 질이 높은 국가들을 어떤 지표나 분류에 의해 평가하고 있다.대표적으로 1인당 GDP(국내총생산)이 높은 국가는 선진국일 가능성이 높지만 자본이 많거나 최종재 생산 규모, 소득이 높은 나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10억 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2위의 GDP를 자랑하는 중국이나, 오일 머니로 1인당 GDP가 세계 최상위권인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 같은
"가서,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라.(마가복음10장 21절)"2015년부터 기독교, 불교, 천주교 3대 종단이 모여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홍보와 지원을 해 왔다. 올해는 7회차로 지난 10월 7일 천주교가 주관하여 서울 명동성당에서 "모두를 위한 경제, 나눔 또 하나의 섬김"이라는 주제로 사회적경제 기업의 물품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박람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수익금 9400만원, 기부금과 현물을 학대피해아동과 노숙인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했으며, 이 행사를 통해 종교인들에게 사회적경제의 연대와 협력
요즘 귀와 눈을 씻어냈으면 좋을 법한 소식을 자주 듣고 본다. 대명천지(大明天地)에 어떻게 이렇게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일반적인 상식밖에 모르는 범인(凡人)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무슨 조화를 부렸기에 투자한 지 4~5년 만에 투자금액의 1천 배가 넘는 천문학적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게 가능한 일인가? 평생 경제학을 공부하고 금융업무에 종사했던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고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그 어떤 이론과 상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나를 비롯한 전 국민이 떡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협동조합운동으로 농협과 신협에 대해 알아보자. 해방 후 협동조합운동은 농촌지역 중심으로 재건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좌우익의 극심한 대립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주민들의 자치조직과 사회조직들을 범죄시하는 경향이 생겨났고 극단의 반공주의로 인해 협동조합운동은 괴멸위기에 봉착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농민들 사이에서 협동조합운동은 들불처럼 일어나 1950년대에 읍면단위에서 이동조합(里洞組合)이 조직되어 1960년에는 이동조합의 수는 1만 8500개에 이르렀다. 5·16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군사정권은 농민들 스
우리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제각각 불안에 떨며 살다가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개인이 가진 모든 것들을 공동체에 내놓고 모두 평등한 위치에 서는 것이었다. 개인은 특정한 개인에게 복종할 이유가 없게 되었고, 오로지 '공동체의 의지'에 따르면 되었다. '공동체의' '공동체에 의한' '공동체를 위한' 의지를 프랑스 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는 '일반의지'라고 불렀다.일반의지는 모두를 위한 것이며 언제나 바람직하다고 믿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향은 모두가 모여서 함께 일반의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
이웃은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집, 지역이 서로 접하여 있는 것을 말하며 우리들의 삶의 공간에서 아주 다정다감한 말이다. 대체로 이웃 사람·이웃집·이웃 마을·이웃 나라 등 근린의식(近隣意識)을 갖는 범위의 사람이나 지역공동체가 사용하는 말이지만 요즘은 동질감을 갖는 구성원 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의미로도 쓰인다.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사회적 거리의 가까움도 포함하여 사용하고 있다.우리 전통사회에서 이웃은 자연 촌락을 단위로 하는 마을이 중심이 되고 있지만, 국가 간에는 동맹이라는 의미로 이웃을 표현하기도 한다.지리적인 인접성도 있지만 친
"사회적경제가 지닌 힘은 구성원들의 주체의식과 자발성에서 나온다. 사회적경제의 확산과 발전에 대한 사회 전반의 기대와 요구가 커질수록 주체들의 자기중심 잡기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지금까지 대동사상과 향약, 그리고 동중을 통해 협동조합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았다. 이제 일제강점기 때 발아된 금융조합과 협동조합운동사, YMCA협동조합, 천도교의 조선농민사에 대해 알아보자.역사적으로 '조합'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은 1907년이다. 1906년에 일본인 재정고문의 지시에 따라 농공은행이 설립되었다. 농공은행은 농민과 중소 상공업자에게 자
지난 7월 20일(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상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 장병 301명 전원이 정부가 급파(急派)한 공군 특별수송기(KC-330) 2대로 철수·귀국했다. 배를 놓고 몸만 빠져나온 것이다. 작전 중인 군인이 본함(本艦)을 버리고 몸만 빠져나왔으니 얼마나 긴박한 상황이었는가 짐작이 간다. 7월 19일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의하면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장병 301명 중 247명이 코로나19에 확진돼 전체 장병 82.1%가 감염됐다고 했다. 이후 7월 26일까지 272명으로 늘어나 90.4%가 확
5년마다 한 번씩 천하맹주 자리를 놓고 치러지는 무림대전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무림대전의 최종 출전 자격을 얻기 위해 아홉 명의 절대고수들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소위 민주구룡이라 불리는 그들은 현재 천하 패권을 쥐고 있는 천하맹(天下盟)의 예하 방파인 민주신문(民主神門) 소속 초절정 고수들이다. 안동 낙동강파 재명신풍이 일언단천(一言斷天) 신공으로 대세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영광 불갑사파 낙연거사, 진안 마이산파 세균신룡, 대구 팔봉산파 미애선자, 장수 의암사파 용진신검, 남해 보리암파 두관신권을 위시한 구룡은 제각각 민
시간하면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면서 머무름 없이 일정한 빠르기로 무한히 연속되는 흐름을 말한다. 사람이 자기의 일과 결부해서 주관적으로 정하여 한 시점에서 다른 시점까지 특정 지은 시각(時刻), 시진(時辰)등의 말과 유의적으로 사용한다.시간은 예로부터 세계 속에서 관측할 수 있는 3차원과 따로 분리하여 생각했으나, 오늘날은 시간과 공간을 시공간 연속체로 통합시켜 이용하고 있다. 대략 1600년경에 1태양일을 24시간,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나누는 자전시가 사용되면서 정착되었는데 지구의 자전은 별과 태양이 매일 동쪽에서
참으로 두려운 것은 호민(豪民)이다. 호민은 남모르게 딴마음을 품고 틈만 엿보다가시기가 오면 일어나는 사람들이다허균의 호민론(豪民論)에서지난번 글에 사회적경제의 시초를 필자는 『예기』 「예운」에 나타나는 '대동'에서 찾았다. 그리고 그 대동(大同)이 조선에서 정여립으로 이어졌고 영국의 공화정보다 70년 앞선 사상가였음을 밝혔다. 이번에는 조선의 유학자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자치(自治)'와 '상조(相助)'를 이루려 했는지 향약과 동중(洞中)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1. 향약(鄕約)향약을 처음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한 것은 중종때 조광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다. 요즘 우산 없이 외출했다가 낭패 보기 일쑤다. 국지성 게릴라식으로 내린다. 버스 타고 10분만 다른 지역으로 가면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햇볕이 쨍쨍 내리쬔다. 이런 날씨가 1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열대지방처럼 스콜(squall)이 내리는 것 아니냐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6월 22일 밤에는 경기도 양평, 충북 충주, 전남 곡성·광양, 경남 거창·합천·함양 등에서 5~10㎜ 크기의 우박이 내렸다. 사과·복숭아·고추·파·감자·고구마·옥수수 등이
편리미엄이란 '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 된다는 의미이다. 즉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면 대가를 더 지불하더라도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을 말한다.소득이 높아지고 먹거리가 풍성해지면서 보다 편리하게 살고 싶은 삶의 욕구로 나타난 것이다. 편리성을 추구하는 삶의 구조가 프리미엄의 요소로 편입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드러나 변한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문화예술 활동의 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갇힌 생활이 기인 한 부분도 있다. 이에 편승해서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Z세대(1995년부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고 약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10년동안 미흡하지만 사회적 관심이 확대되면서 사회적경제에 관한 관심도 증대되고 있다. 관심의 확대와 함께 우리나라 역사에서 한국적 사회적경제의 기원에 대해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협동조합의 역사전공은 아니지만 동양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면 많은 논의가 있지만 대동사상(大同思想)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대동사상은 『예기(禮記)』의 「예운(禮運)」편에 기록되어 있다. '예운(禮運)'이란 '예의 변천'이라는 뜻으로 사회구성의 변천이 대동사회(大同社會)에서 공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