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면 송풍리 회룡마을 최현석·이선희 부부

▲ 최현석, 이선희 부부와 물놀이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보경이와 정우

며칠째 폭염의 연속이다. 잠깐 밖에 나가도 어느새 땀이 흥건하게 흘러내린다. 땀으로 샤워한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던 지난 4일 최현석, 이선희 부부를 만나기 위해 집을 방문했다.

마당에 들어선 순간, 신이 난 아이들이 먼저 반겨준다. 마당 가운데 넓은 풀장을 만들어 놓고 내리쬐는 태양에도 아랑곳없이 아이들은 물놀이가 마냥 재미있는 모양이다.
 
◆부모님 뜻 따라 고향 정착
최현석(45), 이선희(42) 부부가 용담에 뿌리내리고 정착한지 햇수로 4년째이다. 이들 젊은 부부에게 이곳은 어떤 인연이 닿아있었던 것일까?
"송풍리 방화마을에 증조할아버지가 살았다고 해요. 지금도 그쪽에 문중 땅이 있고요."
용담은 최현석씨의 고향이었던 셈이다.
부모님들이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최 씨를 포함한 형제들은 자연스레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그렇게 도시생활을 하던 그가 고향으로 내려오게 된 데는 부모님의 뜻이 컸다.
"부모님들이 고향으로 내려가 살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농사로 미래를 꿈꾼다
최현석씨의 직업은 농사꾼이다. 현재 그는 마 11,570.3㎡(3,500평), 골담초 8,264.5㎡(2,500평), 사과 38,016.7㎡(1만1천500평)에 달하는 대농을 하고 있다.
"원래는 건축업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용담에 내려와 살면서 더 나이 먹기 전에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농사를 뛰어들었죠. 모험을 한 겁니다."
처음에는 건축업을 하면서 틈틈이 인삼농사부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약초공부를 하면서 사과재배가 괜찮겠다 싶었고 99,174㎡(3만평)을 목표로 현재까지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투자만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20~30%를 수확하고 내년부터는 100% 수확 예정에 있습니다."
최현석씨가 말하는 최현석씨 사과의 장점은 품종이 가장 좋은 사과로 다른 사과보다 당도가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간 그처럼 당도 좋은 사과는 없을 거란다.
"제가 이렇게 크게 농사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운도 잘 맞았다고 봐요. 진안에서 농업에 투자를 많이 할 때 시작했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책의 뒷받침도 있었기에 대농을 하면서 미래를 꿈 꿀 수 있다는 최현석 씨. 그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도 있지만 자리를 잘 잡아서 앞으로 사과를 전국적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농사도 사업이다
"저는 농업도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농사도 과거처럼 소규모로 하기 보단 규모를 크게 생각해야한다는 최현석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이것도 하나의 사업이나 대기업에 근무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의 능력에 크게 벗어나면 안 되지만 농사에도 과감한 투자는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농업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농업에 경쟁력을 보고 과감한 투자도 두려워하지 않는 최현석씨. 그는 현재 마 농사를 실험중이란다.
"마는 가을에 수확을 하는데 그때쯤이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가격을 반값도 못 받아요. 그래서 이번엔 봄에 수확을 하려고 자라는 풀들을 그냥 뒀어요. 겨울을 나기 위해 보온효과로 사용하려고요. 현재 마 농사는 완전 친환경에 실험용인 셈입니다."

◆시골 살이 동참해 고마운 아내
최현석씨의 부인 이선희 씨는 농촌생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서울 토박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의 공기가 갑갑하게 느껴지는 시골사람이 다 되었다.
"결혼을 해서 바로 이곳으로 내려온 것이 아니었어요. 서울에서 수원으로 수원에서 금산으로 차츰 차츰 내려오면서 어떻게 보면 농촌생활에 조금씩 적응을 했어요. 처음부터 용담으로 왔다면 못 견뎌냈을 것 같아요."
이선희 씨는 용담으로 오기 전 금산에서의 생활이 시골생활에 대한 적응기라고 얘기한다. 첫해 시골생활에 적응을 못 해 힘들었던 그녀가 정을 붙이게 된 방법은 목욕탕 수다란다.
"처음엔 친구와 부모님이 그리워서 서울과 수원에 자주 갔어요. 그러다가 목욕탕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사귀어 적응을 했지요."
지금은 서울에 일 년에 한번 가면 자주 가는 거라는 선희씨는 이제 반대로 부모님이 내려오시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단다.
 
◆공기 좋은 이곳이 천국
최현석씨의 최종 꿈은 수목원이다. 앞으로 10년 후 그는 계곡을 끼고 있는 야산에 수목원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투자만 했지만 이제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10년 후 수목원을 만드는 꿈도 머지않아 보였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교육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긴 하지만 지금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천국이 달리 있나요?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서 즐겁게 사는 게 바로 천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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