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김현철 진안군의회 의원
'제대로 배워와야 한다' 그리고 '잘해야 한다'라는 나 스스로의 숙제를 안고 떠난 일본 연수.
6대 진안군의회 의원 배지를 달고 떠난 첫 해외연수라서 더 그랬다.
주민의 혈세 50억 원(국비 20억, 지방비 30억)을 투입하는 산약초타운 건립과 관련해 일본지역 벤치마킹이기 때문에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꼈다는 얘기다.
투자대비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 사업 또한 실패한 사업으로 군민들의 질책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진안에 건립 및 조성된 사업의 상당부분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어 부담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의원이 벤치마킹에 참여한 사업인 만큼 뚜렷한 성과가 나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작용했던 것 같다.
일본을 벤치마킹한 결과, 한마디로 진안의 홍삼한방분야를 대변할 산약초타운 건립 및 성과 나타내기가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돈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안산약초타운이 50억이라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지만 제대로 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있는 시설을 갖춰놓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 많은 돈을 쏟아 보다 멋들어지게 조성할 처지도 아니다.

진안군의 재정상태 측면에서 볼 때, 50억 원이라는 사업비는 상당히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 내 관광인프라가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다는 점도 향후 약초원 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제천시가 조만간 한방관련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자칫 이 지자체와 소모적인 경쟁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도 엄습해 온다.
하지만 나는 일본에서 벤치마킹한 부분과 당초부터 생각해왔던 구상을 잘 엮어낸다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군마현 아쿠오우엔 약초원

여기에다 사업추진 부서 공무원들의 국내벤치마킹 경험과 관련 용역회사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잘 조화시킨다면 성공작을 만들어내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는 생각을 한 것.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간 진행된 일본연수는 일본지역 약초원들은 벤치마킹하는 일정이었다.

이 기간 동안 나는 총5개소의 약초원을 방문했다.
각 약초원들은 나름대로 특색이 있었지만 조성비 면에선 최하 40~50억여 원에서 최고 340억 원 가량이 소요, 진안산약초타운 조성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40~50억여 원 수준의 약초원인 치바현약초원과 하루나다이라공원은 나름대로 다양한 약초와 실내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었다.

치바현약초원엔 호랑이뼈 등 나머지 약초원에선 보기 어려운 것도 준비돼 있었다.
하루나다이라공원(나가노 현 소재)은 우리나라의 나비골프장과 같은 것이 약초원 내에 조성돼 있었으며 짚으로 인삼포장을 설치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방문객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 않았다.
무료라지만 가족단위 등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 도쿄도 약용식물원 실내전시장
농협에서 운영하는 야쿠오우엔(약왕원, 군마 현 소재)은 우리 몸의 각 장기에 좋은 약초별로 식재를 했다는 점과 팔뚝만한 잉어가 놀고 있는 연못 그리고 지압효과를 노린 관람로,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마련한 시이소 등의 놀이시설, 북을 칠 수 있는 공간, 바비큐를 해먹을 수 있는 공간마련 등이 눈에 띄었다.
물론 이곳엔 약초가공공장과 약선요리 판매 레스토랑, 판매장 등이 갖춰져 있었다.
동경도에서 운영해 오다가 현재는 민간위탁 운영 중인 도쿄도약용식물원은 격자모양으로 자로 잰듯하게 조성된 약초식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실내 전시장도 그럴싸했다. 아울러 소규모지만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인 유리온실도 눈에 띄었다.
일정 마지막 날 들른 유메노시마공원(동경소재)은 여러 가지가 눈에 띄었다.
꽃판매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이 공원은 우선 쓰레기매립장 위에 건설됐으며 소각장 열을 이용해 온실난방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연간 12만 명이 이곳을 방문한단다.

약초원에 들어서면서 나는 100년 만에 피는 꽃과 밤에만 피는 수생식물을 볼 수 있었다. 이어 실내폭포가 있는 잘 정돈된 열대식물관(온실)에선 안내원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에선 땀을 상당히 흘렸다.
일본 약초원들은 전반적으로 행정에서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해 주고 직접 운영하다가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엔 민간에 위탁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또한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또한 전 약초원들의 공통점이었다.

아울러 자원봉사자들이 약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 또한 전 약초원들의 공통분모였다.
40억여 원으로 조성된 약초원들은 그저 그런 대접을 받고 있었지만, 수백억 원이 투입된 약초원은 관광객 등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다.

따라서 진안군은 현재 책정된 사업비를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잘나가는 일본약초원들의 장점을 제대로 진안산약초타운에 접목시켜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그리고 체험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약초와 관련한 상식도 전달해줘야 한다.

▲ 동경 유메노시마공원

또한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코스로 자리매김 시켜야 한다.
그저 그런 수준의 산약초타운이라면 조성할 필요가 없다.

특히 산약초타운을 통해 진안약초가 전국 제일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농가수익창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산약초타운이 바로설 수 있도록 군민들의 많은 관심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제공이 요구된다 하겠다.

이를테면 군민아이디어인데, 인체모형을 마련해 각 장기별로 효험이 있는 약초를 식재하고 해설사가 이를 제대로 설명해주는 시스템을 생각해볼 수 있다.
모형에는 전구를 달아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누구나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으로 만드는 방안 등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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