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진안치과원장

많은 사람들이 1980년 봄을 기억할 것이다. 벌써 광주민주화운동 25주년을 맞았다. 그 당시 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한 일이었다. 1979년 10월 26일 밤 궁정동 안가에서 소연회를 하다가 박정희 대통령이 살해된 이후 80년 5월 광주사태( 당시엔 사태라고 말했다)와 전두환 집권까지 많은 것을 느꼈던 시기이다.
10월 27일 아침 “박정희가 죽었다”란 말을 친구로부터 듣고 처음엔 농담으로 생각했다. 각 방송에서는 대통령 유고라고 하였다. 당시 부마사태, YH사건 등으로 민심은 이미 유신정권에서 멀어져 있던 상태였고 그런 상황에서 박정희의 죽음은 대다수 국민이 반갑게 받아들일 것이란 생각은 우리만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언론의 탓인지 아니면 권력의 진공 상태 때문인지 모두 슬프게 조문을 하고 있었다.
유신반대를 외치고 민주운동을 하던 많은 선후배들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으며, 야당의 지도자들도 마찬가지로 혼란 상태였다. 소중한 시간들이 흘러가고 유신을 뒷받침하던 군인들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싹트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12일 소위 신군부라고 불리는 전두환과 그 일당이 계엄 사령관인 정승화를 체포하였다. 요즘 드라마로 나오는 5공화국이 바로 그 이야기다. 그때 나는 시내버스를 타고 제3한강교를 넘으며 총소리를 들었다. 차가 많이 밀리고 총소리에 놀란 승객들이 무슨 일인지 불안해하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버스 기사가 우리가 탄 차의 기사에게 무장공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군인이 무장공비가 된 셈이다.
겨울방학이 되어 학생들은 학생회를 만들면서 신군부와의 싸움을 준비하고 재야에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전두환등 신군부의 의도를 감지하고 80년 봄 민주화 투쟁을 시작하였다. 당시 모든 학생들은 ‘전두환 물러가라’ 고 외쳤다. 서울역 광장에 15만 명의 학생이 모여 싸우다가 중도 타협을 하고 해산을 결정하였다. ‘서울 역 회군’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곧 비상계엄확대를 하고 광주에서는 학살이 벌어졌다. 고향이 광주인 친구 어머님의 전화가 지금도 생생하다. “광주에 오지 마라. 오면 다 죽는다.” 란 떨리는 목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광주 양민을 학살한 것은 무장공비가 아닌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다. 25년 전의 광주는 서울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한 우리들에게 질책을 하였다. 그렇게 때로는 슬픔으로 때로는 투쟁의 힘으로 늘 곁에 있다.
5월 17일은 전북대의 이세종 열사 추모일이다. 21살의 젊은이가 떠난 날이다. 광주민주화 운동을 기념일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가해자는 반성하지 않는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은 후 온갖 부정과 비리로 수천억을 숨겨놓고 호의호식하면서 살고 있다. 아직도 80년 봄 광주 민주화운동은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골프장 관련 보도에 대해서

전북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J일보의 진안 주재 K기자의 보도가 편향되어 있다. 객관성도 결여되어있고 사실을 왜곡하기도 하여 무척 우려가 된다. 부귀 주민들의 님비라고 하기도 하고 출마 입지자들의 정치적 논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수 주민들은 침묵을 강요당한다고 까지 표현하였다. 한발 더 나아가서 골프장에 사용되는 농약보다 벼농사 인삼농사에 더 많은 농약을 사용한다고 까지 했다. 그리고는 얼마 전에는 지역도의원인 L의원의 골프장 유치 찬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객관적인 것으로 보이기 위해 ‘평가되고 있다.’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우선 ‘님비’라는 표현은 혐오시설(쓰레기매립장, 화장터 등)에 주로 사용하는 데 그 어떤 진안지역주민도 골프장을 혐오시설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골프장의 농약과 지하수 문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진안 농민의 주요한 생산물인 벼와 인삼의 농약이 더 많다고 한 것은 농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해명은 꼭 필요하다. 회사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검토 없이 기사화 하였다면 더욱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엔 ‘반대 여론 주춤’이란 표현을 쓰기도 하였다. 그러나 알려진 바로는 반대 서명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고 실제로 다른 신문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3:2 가 넘는 진안군민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 조사로 나타난 결과를 무시하고 쓴 소설 같은 기사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어떤 의원의 찬성발언은 정치 논리가 아니고, 반대를 하면 정치논리가 되는지에 대한 기준을 밝혀야 한다. 그리고 출마 입지자는 당연히 자신의 의견을 밝혀야 한다. 부귀와 주천 주민의 가장 큰 관심사인 골프장 건설 반대와 찬성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은 밝히지 않겠다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이다. K기자와 반대로 진안의 해당 지역의 모든 출마 입지자는 당당하게 골프장에 대한 자신의 정책 방향을 밝히고 주민의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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