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희(78, 동향 학선리 중신동)

장마 잇때에 할 수가 업어요. 누굴 원망하야 하나요.
오전에 병원에 갓따 와 고추 따다 노면 물러지고, 가리내고 나면 또 물러지고, 내다 늘면 또 비와 또 물러 다 석어지고, 결국 돈 주고 말이도 고추도 조치도 못하고 조은게 얼마 나오지도 못해요.
올 고추 말리기 힘드네요.

그러게 고추갓고 싸우다 보면 하루 가고, 또 하루가요.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하루가고, 올이는 일 하기가 하루가 열흘 갓터요.
물건 답지 않게 해 녹고, 힘은 힘대로 들어요.

이 늙건이가 하도 속상해 하나님이 주신대로 먹을내도 또 한마디 해요.
안한다 해도 또 해요.
아푼몸 이껄고 하다보니 절로 나와요.

짜정을 내여 무어할까. 복잡해 무얼할까.
속상한 일이 너무 만아 놀기도 하면서 살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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