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을 통해 즐거움과 배움의 기쁨을 누리며…”

/공성희

 

누구에게나 그렇듯 낯선 곳에서의 시작이란 한편으론 설레이고, 다른 한편으론 두렵기 마련이다. 남편의 발령으로 신혼살림을 이곳 진안에 차리게 된 나 또한 혼자라는 적막감과 함께, 인구 3만에 지나지 않는 작은 마을이기에 ‘이곳에서 문화생활이란 꿈도 못 꾸겠구나’하고 생각했다. 시골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하루 이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무렵 이웃을 통해 ‘평생학습’이란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어 가뭄의 단비처럼 정말 반가웠다.
여러 수업중 ‘도예반’이 유독 나의 눈길을 끌었는데, 일주일에 두시간씩 이틀이 할당돼 있어 시간 부담이 없어 좋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첫 수업. 선생님의 성의 있는 수업과 잘 갖추어진 교육 시설이 만족스러웠다. 도예의 기초적인 이론을 시작으로 초보적인 단계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나의 손이 닿기 전 작은 흙덩어리에 불과했던 것이 하나의 잔이 되고, 소반이 되고, 작품이 되어가는 모습에 나날이 흥미가 더해갔다. 뿐만 아니라 덤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진안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은 뱃속에 새 생명이 자라고 있어 더욱더 열심히 하고 있다. 흙을 만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작업하는 동안 쏟는 정성이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니 새삼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학습은, 어쩌면 지치고 따분했을 이곳 진안에서의 생활에 큰 활력을 안겨 주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들도 평생학습을 통해 즐거움과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부러워한다.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평생학습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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