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자활후견기관 실장 이진경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입지자들의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지방일간지들에서는 출마예상자들의 이야기 거리들을 보도하는 등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는 듯하다.
최근 기초의회 의원선거에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정치개혁의 움직임과 함께 노무현대통령은 여당대표들과의 자리에서 여소야대정국을 헤쳐 나가기 위해 민주당, 민노당과의 연정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밝혀 개헌논의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져 들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박사는 어떤 박사일까? 라는 질문에 아마도 정치학박사라고 답한다면 그것은 실제로는 맞지 않지만 유머로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답일 것이다.
멀게는 일제에 대한 독립운동과정과 좌·우익의 대립, 그리고 군부독재에 대한 민주화운동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국민들은 정치라고 하면 신물이 난다고 넌더리를 치면서도 한편으론 가족과 때론 친구와 싸움을 할 정도로 정치, 특히 선거에 관해서는 독자적인 생각과 사고체계를 가지고 있다.
정치,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는 인간이 사회를 구성하고 공동생활을 하기 위해서 집단의 의사를 형성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활동이다.
한국의 정치를 역사적으로 연구한 어느 외국 학자는 한국의 정치를 중앙으로 급속하게 빨려 들어가는 ‘소용돌이의 정치’라고 평한 바 있다. 중앙에서 재채기하면 지방은 감기드는 식이라는 것이다. 지방자치가 다시 시작된 지 어느덧 10여년이 흘렀고 이제 우리의 정치에 대한 인식도 중앙중심 정치에서 벗어나 지방정치, 생활정치를 실천하여야 할 때 이다.
지방정치에서는 주민이 그 지방에서 생활해 나가면서 피부로 느끼는 불편과 구체적인 문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즉 지방정치에서는 사는 고장에서의 일상생활 가운데 부딪히는 쓰레기, 방범, 교통, 보육, 주택, 교육, 상하수도, 의료, 환경, 복지 등 애로사항을 세세히 따져보고 그 대책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중앙정치와 달리 지방정치에서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매우 활성화 되어야 한다. 지방정치가 소수의 유력인사에 의하여 좌우되는 과두제로 전락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둡게 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치가 ‘집단의 의사를 형성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활동’이라면 정치의 중심에는 정당이 자리하고 있다.
정당은 소속된 인물들이 공직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되어 활동한다. 이를 위해 유권자들의 의사를 정책 대안으로 집약하여 정치적 토론을 주도하기도 하며 내세우는 정책 대안과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유권자들을 교육시키며 또한 그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지방정치에서도 정당은 마찬가지로 평시에 주민과 지도자 사이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주민의 정치적 교육에 이바지하며 주민의 정치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 진안을 살펴보면 전화번호부상 열린 우리당과 자유민주연합 2개의 정당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소문으로는 민주노동당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나름대로의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의 문제만을 놓고 보면 행정과 의회, 그리고 오랜 역사의 전국적인 네트웍을 갖는 사회단체와 몇몇 자생시민단체들만이 소리를 내고 있고 정당의 이야기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의 문제와 주민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의 정치가 정당들과 공직후보가 되고자 하는 입지자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대화와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럴 때만 삼겹살 정치, 상갓집 정치, 악수정치, 형님 동생정치에서 벗어나 지역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정치, 주민의 아픔을 함께하며 달래주는 정치, 유권자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민주정치를 꽃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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