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면 송풍리 안 재 언

“어둔이 강변에 자갈도 많드라. 쾡이나칭칭나네~”
내가 어렸을때 동네 어르신들이 어둔이 강변의 백사장에서 흥겹게 어개춤을 추시며 철렵하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어둔이라면 잘 모르고 섬바위라고해야만 아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의 어둔이는 자갈뿐만 아니라 하얀 모래사장으로 덮여있어 안천 및 용담의 소풍장소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수영은 물론 배구도 하고, 씨름도 하고, 보물찾기도 하며 모래 찜질하기에도 너무나 훌륭한 곳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암섬바위, 숫섬바위를 오르내리며 위험스런 짜릿함을 맛보기도 했었건만, 지금은 그런 낭만스러움을 찾아 볼수가 없다.
정두벌에서 여울목을 건너, 한참동안 자갈밭을 걸어야 하얀백사장이 펼쳐졌었는데, 그런 백사장을 찾아볼 수가 없어 더욱 안타까울뿐이다.
여울물은 이끼로 덮여있고 온통 녹조로 변해버린 강물때문에 고기도 보이지 않고 다슬기 잡는 아줌마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주변의 억새풀과 미끌미끌한 기분나쁜 자갈때문에 수영할 만한 곳도 찾을수가 없다.
옛날의 어둔이라면 동해안 못지 않는 작은 모래사장의 해수욕장으로 각광을 받을 곳이건만 꽉 막혀버린 용담댐때문에 휴가를 위해 고향을 찾는 형제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뿐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용담댐을 철거할 수도 없고, 그저 장마가 지면 모든것을 쓸고가는 황토물이 그리웁고 수천억원을 들여 청계천의 옛모습을 복원한 것처럼 옛날의 어둔이가 될수 없을까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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