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노채마을에서 유기농 토론

더운 날씨 탓이었을까. 맑고 깨끗함을 논하는 자리가 차분함과는 거리가 있어보였다. 친환경 유기농을 논하는 여러 목소리가 여러 방향으로 나오더니 그 소리도 점점 높아졌다.
지난19일 노채마을 방문자센터에서 였다. 이날 진안읍 사업진행을 시찰한 의회가 동향 섬계마을 회관 준공식에 들렀다가 유기농밸리 사업진행을 확인차 들른 길이었다. 지난해부터 "공약사업이라고 무조건 밀어부칠 일 아니다"라는 의견을 꾸준히 내왔던 의회다. 벼르던 칼을 휘둘렀다.

친환경농업과 유기농담당이 사업경과를 설명하고 나서 의원들은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했다.
"잘 되려고 하면 모두 참여해야지 몇 농가는 하고 나머지는 관행농업을 하는 것은 아니될 일이다.", "우선 땅부터 만들어라. 그래놓고 지원을 요구하면 그때는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유기농밸리의 본 뜻과 전혀 맞지 않는 사업 형태다. 일단 모두가 참여한 상태에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했다가는 틀림없이 안된다"

많은 말들이 나왔다. 설명을 하던 유기농담당의 얼굴엔 당혹스러움이 가득했고 계속 듣고 있던 노채마을 주민들은 술렁거렸다. 유기농밸리 사업 주체인 노채마을 배민경 사무국장이 설명을 차분히 이었다.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들(유기농으로 전환 농가참여, 농산물 판로, 퇴비사건축위치 확정 등)을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합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농업에 대한 의원의 이해부족도 안타까워하는 모습이었다. "땅을 만들어놓고 농사를 짓는게 아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점차 개량되는 토질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땅만 만들어 놓고 몇 년을 기다리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원들의 의지를 쉽게 꺽지는 못했다. 이한기, 박명석 의원이 계속해서 사업의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발언을 했고 이를 보다 못한 박기천 의장이 중재하는 모양새가 되었다.
짧은 토론이었지만 누구의 말이 옳고 그르다를 판단하기는 힘들었다. 이미 관행이 되어버린 농법을 등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유기농을 실천하는 농가들이 잘 알고 있으리라.

친환경을 실천하는 한 귀농인은 "농심이 환경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자연히 '친환경'에 기울일이지만 어디 지금 농촌이 그러한가"라며 "늙고 병든 농민들이 대부분인 현실에서 "죽기전에 친환경 해보시죠"라는 말을 듣는다고 누가 코방귀나 뀌겠는가"라고 비관했다.
사업시행에 앞서 친환경 농가에 대한 지원과 관행농의 해로움에 대한 마을단위 교육사업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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