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주 환 진안치과 원장

지난 2일 밤과 3일 새벽사이 진안지역에 최대의 폭우가 쏟아졌다. 백운면 313mm, 진안군 평균 210mm의 많은 비가 내렸고 그 피해 또한 엄청났다. 16일까지 잠정 추계된 것만 보아도 200여 세대 600명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공공시설 800억원, 사유시설의 경우 70억이 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구가 3만 명이 채 안 되는 진안군으로서는 위와 같은 피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수해 발생 직후부터 공무원, 군인, 경찰 등 공공기관과 전국자원봉사 센터를 통해 1700명이 넘는 많은 민간자원봉사자들이 전국각지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 진안에 와서 수해복구를 위한 자원봉사를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 겪는 엄청난 피해와, 행정체계가 제 때 갖춰지지 않아 각지에서 몰려든 자원봉사 인력들을 제대로 분배 투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해 복구가 늦어졌고, 그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할 주요한 시기에 잘못된 점만을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수해복구에 불철주야 애썼고, 지금도 애쓰고 있는 민(民)? 관(官)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또 멀리서 찾아와서 자원 봉사하고 가신 분들께도 잊지 말고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하며, 우리 또한 다른 지역의 어려움까지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 분 들에 대한 진정한 보답이 될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는 것이며, 재해지역으로 선포되기 위한 지역의 여론과 정치권의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큰 수해를 입은 진안 장수 무주 지역은 집권 여당의 대표인 정세균의원이 있어 기대를 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야당인 민주노동당의 김혜경대표와 권영길의원도 수해지역을 방문하여 재해지역으로 선포되도록 여당대표와 협조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재해지역 선포를 위해 진안군을 포함한 수해지역 자치단체와 전라북도,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좀 더 적극적이고 발 빠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의 지원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노력일 것이다. 수해를 당한 분들의 노력과 더불어 진안군민전체가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 경제에 재기하기 힘든 피해를 준 폭우였지만 이 위기를 진안군의 화합을 이루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해 피해를 집계하는 것에서부터 지원과 복구과정까지 많은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간혹 부당함을 느끼는 농민들도 있을 것이다. 관은 행정적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수해 피해를 입은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행정을 집행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농민에게는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서 그 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세로 임해야 된다. 그렇게 감동을 주는 행정서비스를 한다면 주민과 쉽게 합의를 이루어 내리라 생각된다. 법규정에 가려 주민을 보지 못하는 것 보다, 주민의 눈으로 행정을 집행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수해 복구를 위해 진안군의 모든 공무원이 최선의 노력과 성심을 다하였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의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사소한 실수로 발생한 몇 가지 사례로 인해 많은 공무원들의 노고까지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처럼 엄청난 재해를 처음 당하면서 그 대책이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최선을 다해 일한 점은 모두가 격려하고 감사해야 될 것이다. 서로 많은 부족함이 있지만 官은 民을 감동을 주면서 지원하고 民은 官을 신뢰하고 격려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화합된 힘이 가장 중요하다. 비판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서로 힘을 북돋우고 모자란 점을 감싸 안으며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관(官)은 피해로 인해 지치고 절박해 진 민(民)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보살펴야 할 것이며, 민(民)은 미흡하나 수해복구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관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어 한 마음 한 뜻으로 재해를 극복해야 하며, 새 진안의 장을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
관과 민은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번 수해 상황을 평가하고 반성하면서 보다 나은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民은 官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을 반성하고, 官은 民의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관의 부족함을 고쳐 더 나은 진안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리고 자연 재해의 연속적 속성을 대비해서, 군은 예방을 위한 노력을 미리미리 해야 할 것이며, 모든 행적적인 피해 복구 시스템을 체계화 시켜 하루 빨리 군민들이 불편함 없는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진안을 위해 먼 길 마다않고 자원봉사를 와 노고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봉사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자치단체장이나 자원봉사자를 담당했던 분은 가능하다면 진안에 왔던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해서 진안의 따뜻함을 전할 수 있다면 좋으리라 생각된다.
수해를 입은 분들께 마음으로나마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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