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충 국 전북도의원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어느새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다른 때 같으면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추석을 기다리겠지만, 올해는 그럴 수가 없는 무거운 마음입니다.
지난 8월초 큰비가 내려 우리 진안에도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생거진안(生居鎭安)’이라고 경치 좋고 살기 좋은 우리 고장에도 이런 일이 있으니 당황스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본시 진안(鎭安)이라 하여 편안한 땅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게다가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날씨는 점점 싸늘해질 텐데 아직도 복구되지 못한 곳이 많아 더욱 안타깝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주지만 때로는 무서운 가르침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들은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의 혜택을 받으면서 살지만, 인간의 한계로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또 자연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으로부터 받은 피해는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우리는 이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황도 이겨내고 더 힘든 고비도 넘겼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다시 일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옛이야기가 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면 마을 공동체에서 다 같이 힘을 합쳐 돕는 미덕을 가지고 살아 왔습니다. 우리들도 그런 인심을 지니고 사는 진안인들 입니다. 실제 수해를 입었을 때 공무원 뿐 만 아니라 군인, 사회봉사 단체들이 하나가 되어 자신의 고통으로 생각하고 다 같이 힘을 합쳐 피해를 복구하는 현장을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집이 물에 잠기고 애써 지은 농사를 망치게 되었으며, 가축이 물에 떠내려가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 훈훈한 인정이 살아 숨쉬는 진안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듯이 모든 것이 넉넉하고 풍성한 때가 추석입니다. 올 추석에는 어려움을 겪은 이웃 생각에 마음 편 할 수만은 없겠지만, 그래도 마음 넉넉하게 이웃과 함께 하는 추석이 되시기 바랍니다. 수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드리며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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