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생태도시의 미래와 비전
에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주 관광지

글 싣는 순서
 1. 이곳이 생태 진안이다
 2. 생태, 도시의 조건
 3. 진안군의 생태전략
 4. 생태도시탐방1-서천군
 5. 생태도시탐방2-순천시①
 6. 생태도시탐방2-순천시②
 ☞7. 생태도시탐방3-제주특별시①
 8. 생태도시탐방3-제주특별시②
 9. 지자체의 전략으로서 생태
 10. 개발과 보존의 가치

'대한민국 제1의 생태도시' 진안. 바야흐로 '생태'는 유행입니다. 물 좋고 산 좋은 곳이면 어디든 생태와 관련된 비전을 내 놓고 있습니다. 남한 유일한 고원지대인 진안군은 자원이라고 할 것이 따로 없습니다. 산과 강. 맑은 공기와 물. 덜 개발되었다는 점이 오히려 도시민들에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용해야 합니다. 진안 발전을 위한 전략을 '생태'와 '스트레스와 공해에 찌든 이들에게 휴식과 치유의 역할을 하는 도시'로 잡은 것은 훌륭합니다. 그럼 진안의 현재는 몇 년간 외쳐왔던 구호에 걸맞은 전국 제1의 생태도시일까요. 알아보고자 합니다. 생태도시의 근원은 어디에서 왔으며 현재는 어디 있는지, 그리고 미래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이 가운데에서 명실상부한 '제1의 생태도시'가 되기 위한 비전은 어떠해야 하는지 말이지요. /편집자 주

▲ 에코랜드 레이크사이드 역사의 모습. 주변으로 산책로와 토피어리,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매점과 풍자가 어우러진 공간.
밀림에는 온갖 생태가 존재한다. 전국에 몇 군데 안 되는 원시림의 경우 생태계의 보고라 할 만한 희귀한 생태자원으로 가득하다. 전쟁 탓에 대부분 70년대 조림사업을 통해 탄생한 숲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진안 지역의 경우 대부분 리기다를 주 수종으로 하는 조림지역이 40년도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위적 조림수는 보통 한 가지 수목으로 이루어지고 이는 정기적인 벌목이나 간벌을 통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고 있어 '사람손이 닿지 않은 곳'과는 느낌이 완연히 다르다.
 
◆에코(생태)는 무엇인가
나무에 가득한 이끼와 군데군데 늘어진 덩굴류의 식물들. 바닥에는 활짝핀 고사리류가 가득 메우고 흙의 표피에는 생태계의 건강성을 상징한다는 지의류로 덮여있는 바위들이 보인다. 큰섬잣고사리, 골고사리, 큰톱지네고사리와 이끼류 등이 바닥에 깔려 있고, 때죽나무, 팽나무, 붉가시나무, 느티나무, 고로쇠 나무 등의 교목이 인근을 가득 메우고 있다.

상산나무, 사람주나무, 왕쥐똥나무 등의 관목도 풍부하다. 안개도 있고 비도 내리는 상황이라 맑은 날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으리라. 시야가 짧지만 그마저도 원시림의 정취를 더한다. 기차를 타고 가는 여정. 마치 영화관에서 아바타를 관람할 때의 느낌이랄까. 차창 밖의 주변경관을 힘들이지 않고 눈에 가득 담을 수 있었다. 관리를 위한 작은 길조차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원시림. 고개를 길게 밖으로 빼내고 눈을 감고 그 향기에 흠뻑 취해 있는 이. 비록 기차 안에서 주변 자연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려는 관광객들의 아우성처럼 느껴졌다. 같이 갔던 이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제주관광 6번째지만 제일 좋은 것 같다."

기차 지붕 쪽에서는 쉼 없이 안내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곶자왈은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뒤섞여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숲지대 입니다."
그때까지 지명 인줄만 알았던 '곶자왈'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화산이 분출할 때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로 쪼개져 요철(凹凸)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나무, 덩굴식물 등이 뒤섞여 숲을 이룬 곳을 이르는 제주 고유어다. 제주도의 동부, 서부, 북부에 걸쳐 넓게 분포하며, 지하수 함량이 풍부하고 보온, 보습 효과가 뛰어나 북방한계 식물과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이다.

내가 방문한 에코랜드는 조천-함덕 곶자왈 지대의 일부를 관광지화한 곳이다. 수많은 방문객이 끊임없이 방문하는 곳은 마치 에버랜드의 입구를 보는 듯 한 웅장한 정문을 자랑하고 있었다. 유럽식 건축물에 회벽을 따라 긴 회랑으로 레스토랑과 기념품판매장에서 매표소, 에코랜드로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인 교통수단인 기차를 타기 위한 개찰구로 이어졌다. 메인역이다. 메인 역에서 미국증기기관차의 효시라는 포레스트 트레인을 타고 여행은 시작된다.

영국에서 수제품으로 제작된 5대의 기차가 4.5킬로미터의 구간을 쉴 새 없이 이어간다. 사람들은 탔다가 원하는 역에 내릴 수 있다. 에코브리지역에서 레이크사이드 역까지는 산책로가 이어진다. 호수를 따라 나무데크로 이어지는 길은 '걷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안개가 살짝 낀 날이었다. 운치 있는 길에 수많은 이들이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받치고 즐겁게 걷는 모습이었다. 물에 젖을까 조심스럽게 사진기를 꺼내는 이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 하는 바람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 천천히 가라. 둑길과 야생화 단지임을 알리는 표지판.
◆무농약 골프장의 위업
에코랜드는 휴양지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국내 최초로 무농약 골프장을 선언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지난 4일 환경부에서 밝힌 2010년도 전국 골프장 농약사용 실태조사 결과 에코랜드 골프장은 전국 유일의 무농약 골프장으로 조사됐다. 골프장과 휴양시설, 관광지 모두는 생태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다짐은 하루 평일 2천5백 명, 주말 4천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에코랜드CC는 지난해만 해도 그린의 잔디 생육상황이 좋지 않아 농약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이 허언(虛言)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무농약을 고집한 끝에 값진 성과를 이루어 냈다.
제주도는 이 같은 도내 최초의 실험을 위해 지난 1월에 잔디관리협의체를 구성해 무농약 골프장 운영을 뒷받침했다. 잔디관리협의체가 구성되어 이와 관련한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되었다. 전국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맹독성 농약이 검출되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갚진 결과다.

"농약 없이 골프장을 가꿀 수 있다." 에코랜드를 배워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적이고 지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는 골프장 운영에 반대하지만, 만약 진안군에 부귀 골프장이 공사를 재개한다면 제주 에코랜드CC의 사례를 충분히 참조하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관여해 '무농약 골프장 2호점'이라는 타이틀이라도 따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한 공통가치는 '보존'
에코랜드는 오늘날 생태를 표방하는 많은 지자체들에게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안긴다. 진정 생태로 장사를 하겠다면 그리고 그것이 제대로 운영이 되려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지.
곶자왈이라는 자원은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과 수많은 관광객이 오더라도 생태계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영리하게 택했다. 그 결과로 '증기기관차'라는 낭만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운송수단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제주의 '천혜의 관광지'라는 명예는 대부분이 주민과 시민단체의 보존의 노력에 힘입었지만 '자본'이 보존을 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자본도 영리해지면 충분히 착하고 기분 좋으면서 항구적인 자원을 캐낼 수 있다. 주변에 널려 있는 '그냥 자연'이 출발이다. 한라산에 등반을 제한하여 그 기간 동안 자연이 충분히 자신의 아픈 곳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 사람의 제한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많이 들지 않는 교통수단을 활용해 많은 관광객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키는 것. '걸으며 쉬며 경관을 흠뻑 맞는 걷기'(제주 올레)를 위해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길 정비 등이 바로 오늘 현재의 제주가 가지는 힘이다. 그 힘은 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이들에게 자신도 설명하기 힘든 애착을 가지게 만든다. 자연에서 나와 자연을 떠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힘. 그것이 바로 생태관광의 본질이 아닐까.

▲ 안개낀 공원에 바람많은 제주도를 느끼게 하는 바람개비는 훌륭한 설치미술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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