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옥 한국B.B.S진안군지회장

 자유무역협정(FTA) 확산 등을 둘러싸고 일각에서 농업시장 개방 불가피론이  우세를 보이면서 쌀 수입의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농업의 공공성을 너무 무시하는 행태이다.

농업의 혜택은 농민들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기본 산업으로 인지해야 하며 경쟁 산업의 근간임을 알아야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공급은 물론 홍수대책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공익적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농업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를 앞세워 경쟁력 비교우위론을 앞세워 농산물 수입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지난 11월 23일 국회에서 쌀 협상 비준 안이 통과되면서 일어난 농민들의 소용돌이는 이런 기능성을 무시하고 경쟁논리에 따라 처리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농업 현실이 농민들에게 있어서 아픔이 너무 크기에 그 상황을 알리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다. 얼마나 아프면 자기 돈으로 외국까지 가서 구속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 까지 이 같은 현실을 세계만방에 알리려고 몸부림 쳤겠는가!

이는 비록 농민들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모두의 일임을 직시하고 다 같이 농업에 관심을 갖으면서 지혜를 모아 더불어 사는 분위기 조성을 해야 한다.

금년 들어 쌀값은 떨어지고, 우리의 주식인 쌀이 DDA(도하개발아젠다)협상 결과에 따라 30%까지 밥쌀용으로 수입되어 시판되게 되었으니 어느 농민이 마음 편하겠는가!

앞으로 쌀값이 어떻게 될지 매우 불안한 심정으로 매일매일 정부 발표에 귀를 기울이며 미래를 설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가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어야 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고 정부에 호소하러 간 농민들이 자기주장을 하다가 부상당함은 물론 죽음까지 초래하고 외국에 가서 법정에 서는 수모를 당하는 형국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언제까지 이와 같은 아픔농업이 지속되어야 하며 국민들의 출혈은 어떻게 감내해야 하는지 이제는 혜안을 찾아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이다.

옛날에는 10월의 가을 들녘에서 농민들이 울리는 괭가리 소리에 풍요를 느꼈고, 11월이면 수매장에 볏 가마를 쌓아 놓고 돈으로 바꾸어 가면서 환하게 웃는 기쁜 모습을 TV와 신문마다 담으면서 농촌의 풍성함을 나타냈는데 오늘의 현실은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땅 속에서 캐낸 고구마를 광주리에 담아 아랫목에 쌓아놓고 배고픔이 없는 풍요를 느꼈고, 각종 콩을 타작하여 설날에 두부를 만들어 먹거나 콩나물을 길러 나누어 먹는 인심이 있었으며, 토란을 캐어 얼지 않게 겹겹이 쌓아 헛간에 두었다가 돈이 필요할 때면 내다 팔아 돈을 받음으로써 환한 웃음으로 행복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갈수록 환금성이 없어지면서 농사를 지어야 생산비를 빼고 나면 손해를 보게 되는 일도 허다하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값싼 외국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농산물은 조금만 생산량이 늘어나면 값은 갑절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농가 빚은 늘어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농업인들의 어깨는 힘이 없어 처지고 젊은 사람일수록 의욕이 상실되면서 자꾸 도시로 떠나가는 이농현상으로 농촌공동화가 발생되고 있다.

내년까지 마무리 짓기로 되어 있는 DDA협상이 결론지어지면 더욱 어려움이 가중되리라 보는데 정부는 무슨 대책을 갖고 고민하는지 오리무중이다.

농촌에 돈이 돌아야 활기가 넘치는데 현재와 같은 정책으로는 유감스럽지만 어렵다고 본다.  지금 자라나는 어린이들부터 지역 농산물이 왜 우리 몸에 좋은가부터 교육시키면서 우리 농산물의 소비촉진을 상기시키고 소비축제를 적극 홍보하는 등 장단기적인 대안으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

농업인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농사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고 설정된 정부의 목표까지 도달되도록 농촌에 우선 투자를 하는 행정력을 보여주어 농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면 국민의 통합과 함께 상생의 길로 미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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