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견제를 제대로 받아드리는 마음자세라면 실패는 없다

 오랜 장정(長程)이 끝나고 이제 당락이 가려졌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낙선자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당선자에게는 마냥 축하의 박수만 보낼 수도 없다. 진짜 성패(成敗)는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

 

송영선 군수당선자는 평소 ‘성공한 군수'로 마감하고 싶다고 소신을 밝혀왔다. 또 과욕을 부리지 않고 권한을 직원들에게 돌려주고 군수 본연의 직분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해왔다. 지당한 말이다. 그 말처럼 실행하면 성공한 군수가 안될 리 없다.

단체장에게는 인사권, 예산편성권, 예산집행권이 전속(全屬)되어 있으므로 권한이 막강하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이 있다해서 자의로 권한을 휘둘러서는 아니 되고, 또 그래서 제도적으로도 인사, 경리 등의 업무에 상당한 권한을 부단체장에게 위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처럼 부단체장의 권한을 인정해 주는 단체장은 아주 드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단체장들이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송영선 당선자의 말은 이런 제도적 취지에 동감하고 예민한 업무 등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더욱 신선하게 들리는 까닭은 그동안 당연한 일이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은 세월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단체장이 인사를 전횡하여 납득하지 못할 결과가 나오면 부하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기 어렵고 따라서 단체장이 시행하고자 하는 시책도 제대로 펼치기 어렵게 된다. 부하직원들이 정상적으로 따라주지 않기 때문이다.

 

계약업무에 단체장이 간여하면 대부분 부실공사로 이어진다. 조직의 속성성 상사가 맡긴 공사를 부하직원이 제대로 감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단체장이 계약업무에 간여하면 실제로는 아무리 청렴하다 해도 끊임없이 루머가 발생하고 이어지기 마련이다.

옛 중국의 어느 현인은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아주 쉽다고 했다. 방법은 재상 하나만 잘 골라 쓰고 권한을 줘 버리면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지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사실 지휘관이 지휘계통을 무시하는 명령을 내리기를  다반사로 하면 그 조직은 갈팡질팡하기 마련이다.

 

지금 진안군은 500여명의 직원이 있다. 군수가 아무리 유능하여 일당백의 몫을 한다해도 군수 혼자 독주하면 100사람의 능력밖에는 발휘가 안 된다. 스스로는 좀 무능(?)하드래도 사람을 잘 부리면 500명의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군수가 혼자 잘 하고픈 욕심을 억제하며 조직을 신뢰하고 권한을 맡겨준다면 적어도 ‘실패한' 단체장은 되지 않을 것이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개인적인 약속은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으로 치부해야 할 일이다.

 

선거에 나서는 사람은 당선을 위해 유권자의 의사에 거스르는 언동을 하기에 힘들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약속을 실현가능성 여부와 관계없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개인적인 약속을 지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만일 군수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그런 약속을 지키는 순간 어김없이 군정의 발목을 잡아 ‘실패한 군수'는 보장될 것이다. 이번 선거기간 내내 송당선자가 전반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도 여론주도층의 호응을 별로 받지 못한 이유를 잘 음미해야 할 것이다. 주변에서도 자신이 지지한 후보의 성공을 위해 개인적인 보답을 바라서는 아니될 것이다.

 

덧붙일 말은 언론의 비판과 의회의 견제를 당연히 받아드리는 마음가짐을 다져야 할 것이다. 비판과 견제가 살아있는 한 ‘실패한 군수는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진안군수의 성공은 진안군의 성공이다. /진안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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