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불장군'이란 무슨 일이든 자기 생각대로 혼자서 처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그런데 본디말은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獨不將軍)’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절륜의 용력이 있어도 혼자서 날뛰면 필부의 만용에 불과할 뿐으로 그것만으로는 장군이 될 수는 없고, 장군은 스스로의 용력보다는 군사를 잘 부릴 줄 알아야 된다.

 

“용맹한 장수는 지혜로운 장수만 못하고, 지혜로운 장수는 덕 있는 장수만 못하다(勇將不如智將 智將不如德將)"는 말도 있다. 지휘관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잘 꿰뚫어보고 있는 말이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조(曹操)는 꾀가 많은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를테면 지장(智將)인 셈이다. 한편 유비(劉備)는 그리 유능하지는 못해도 의리에 밝고 너그러운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덕장(德將)인 셈이다. 유비는 유능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단히 유능한 부하를 얻었다. 제갈공명(諸葛孔明)이 바로 그다. 그런데 제갈공명이 만약 조조의 휘하로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호사가들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스로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부하를 잘 믿지 못하거나 심지어는 부하가 탁월하면 시기하는 경향조차 있으므로 천하의 공명도 빛을 보지 못했을 거라는 이유에서이다.

 

“재주 있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의 종노릇을 한다(巧者拙者之奴)"는 말은 세상의 아이러니를 촌철살인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재주 있는 사람은 재주가 있으므로 모든 일을 직접 다 하려고 든다. 무능한 사람은 자신 스스로 할 수 없기에 남에게 의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재주 없는 사람이 재주 있는 사람을 부리는 셈이다.

 

천하의 일도 그렇다.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은 본디 시골의 무식한 건달이었다고 한다. 그가 천하를 재패한 것은 그의 능력보다는 장량(張良), 한신(韓信), 소하(簫何)와 같은 불세출의 막료들을 거느리고 그들의 말을 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큰 재주는 사람을 잘 부리는 재주"라는 말은 참으로 정곡을 찌른다.

그런데 어느 조직마다 그처럼 유능한 부하가 줄줄이 있을 리는 없다. 지휘관이라면 그럴 경우 유능한 부하를 만들려고 시도할 것이다. 인재를 영입하려고도 할 것이고 있는 부하들의 극대화시키려고도 할 것이다.

 

사람은 쓰기 나름이다. 지휘관이 부하의 의견을 받아드리지 않고 ‘독불장군'이 되면 부하는 다시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남자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士爲知己用, 女爲悅己容)"는 말을 잘 새겨 볼 일이다.

 

누구든 상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자신들이 결정한 일이라면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죽기살기로 일할 것이지만 상사의 지시로 이루어진 일은 적당히 하는 체만 하는 것이 사람의 속성이기도 하다.

세상에 쉬운 일은 스스로 하기보다는 옆에서 감시하는 일이다. 직접 개입하면 주관이 개재되어 방향을 잃을 염려도 있고 또 자신이 결정한 일을 자신에게 책임을 묻기도 어렵기 때문에 뒤죽박죽이 되는 수도 있지만 감시만 하면 책임도 묻기 쉽고, 일 자체가 투명해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희망이 없는 부하가 있다면 조직을 위해서라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썩은 부분은 조직 전체로 번져나가는 법이다. 덕장(德將)이 온정주의자라는 뜻은 아니다. 덕장도 때로는 용장이 되어야 한다.

용장 밑에는 약졸이 없다고 한다. 용장이 약졸을 그저 두고 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7월 1일이면 민선자치 4기가 출범한다.

새로운 진안군의 수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진안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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