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좋은 교육여건 속에서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김창현 진안초등학교 교장

‘학교’하면 학교건물부터 떠올리고 운동장을 생각하기 쉽다. ‘학교’는 건물이나 운동장이 아니고 학생들이 배우는 곳이다. 교육을 위해서 운동장이 있고 각종시설이 있고 학습기자재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선생님의 가르치는 활동과 학생들의 배우는 활동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학교건물, 각종시설, 학습기자재, 좋은 선생님까지도 교육 여건에 해당된다.

 

교육여건으로 중요한 또 한 가지는 바로 학생수이다. 학생수가 왜 교육여건으로 중요한가를 살펴보자. 학생수는 너무 많아도 좋은 것은 아니다. 한때는 진안관내 초등학교에서도 학급당 학생수가 7,80명씩 되었던 초등학교도 있었다. 학생수가 너무 많으면 가르치기도 힘들고 배우기도 힘들다. 학생수가 너무 적어도 문제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선생님을 통해서 교과서 내용만 배우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학생의 발표내용을 귀담아 듣기도 하고 발표도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는 토론학습도 한다. 축구와 같은 운동을 통해서 체력을 다지고 협동심도 기른다. 즐거운 음악시간에도 다른 친구의 학습태도나 학습방법을 배운다. 이런 교육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적정수의 학생수가 있어야 한다.

 

학생수가 적은 학교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앞날을 여러 각도에서 폭넓게 생각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미래 사회에서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갖춘 인간육성이 포함된다. 각종 놀이를 하면서 싹트는 우정과 희희낙락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익히는 어린 시절의 인간관계형성은 지적 학습보다도 더 중요한 학습이다.

 

자녀들이 좋은 교육여건 속에서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지금 당장은 학교통합이라는 말을 들으면 서운한 감정이 앞 설 수 있지만 자녀들의 앞날을 멀리 내다보며 학교통합을 생각해 볼 일이다.

 

학부모들은 20세기에 초등학교에 다녔지만 자녀들은 21세기에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학부모들은 많은 친구들과 공부했지만 자녀들은 너무 적은 친구들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보자.

 

자녀들은 잘 성장하여 앞으로 많은 사람을 상대하며 세계를 누비며 살아 가야할 아이들이다.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여건을 만들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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