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탐방 - 마이향

손님을 위해 보편적인 입맛에 맞춰 음식을 차려내는 것과 자부심을 가득 담아 상을 차려내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남부마이산 입구, 음식거리에 위치한 마이 향(대표 염연하,63)의 맛은 ‘자부심’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수 십 년 동안 이어온 그녀의 손맛에 ‘자부심’이라는 양념을 담았다.

 

삼저말이정식.

인삼의 삼(蔘)자에 돼지 저(猪)자를 쓴 생소한 음식이름처럼, 그녀의 자부심이 담뿍 담긴 ‘마이 향’ 만이 내 놓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옛날 어느 마을에 고기를 좋아하는 스님이 살았습니다. 얼마나 고기를 좋아했던지 날마다 고기를 먹고도 또 다시 고기를 찾곤 했지요. 그런데 그 스님이 마을 한 가운데에 위치한 절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지요. 고기는 먹고 싶은데 마을 한 가운데에 절이 있어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삼저말이’입니다. 인삼을 가운데에 두고 기름기를 뺀 고기를 말아 버린거죠. 그 후 그 스님은 주민들을 의식하지 않은 채 마음껏 고기를 즐겼다고 하네요.]

 

알음알음 전해져 내려오던 이 같은 이야기가 그녀의 손맛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삼은 인삼대로의 향을 냈고, 기름기를 쏙 빼낸 돼지고기는 담백한 맛으로 인삼 향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녀의 손맛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삼저말이정식은 이미 향토음식경영대회에서 입상하며 그 맛을 인정받았다.

새로운 음식을 접한 손님들의 반응도 좋다.

“돼지고기의 느끼함도 없고, 인삼의 강한 쓴 맛도 없고 참 담백하고 좋네요. 어려운 손님이 찾아왔을 때 마땅히 권할 음식이 없었는데 우리지역 대표 음식으로 권해도 좋을 것 같아요.”

 

마이 향이 내 놓는 음식에는 결코 삼저말이정식이라는 새로운 맛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성스럽게 내 놓은 음식 하나, 하나에 건강한 맛이 묻어난다.

“갈치를 구워 낼 때도 비린 맛을 없애기 위해 쑥물에 몇 시간씩 담가 놓습니다. 어린 새싹을 밥과 비빌 때 사용하는 장 또한 죽염을 써서 기존 장과는 다른 맛을 내지요.”

장아찌에 사용되는 마늘 하나도 유황을 써서 재배한 건강한 마늘만을 사용하는 등 마이 향이 내 놓는 음식 하나, 하나에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배려가 묻어난다.

 

깊어가는 가을.

돌아오는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마이산의 뿜어내는 가을정취를 즐기며 새로운 맛 기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떻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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