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노인회원들의 들깨 수확


진안읍 은천노인회 회원들이 스스로 겨울나기에 나섰다. 지난 4일 은천노인회 회원들은 4백평의 마을 땅에 심어진 들깨를 수확했다. 사진은 점수복네 할머니가 힘겨운듯 두손으로 들깨를 터는 모습

 

 

 

“깨알이라도 맞으면 아파, 조심해.”

텅 빈 들녘이 깨 냄새로 가득 찼다.

밑둥까지 싹둑 잘라낸 들깨를 두드리는 할머니들의 손놀림이 빨라지면서 바닥은 검은 깨알로 채워졌다.

가을 볕이 제법 따가웠던 9일 오후 3시. 진안읍 은천노인회(회장 전태홍) 회원들이 스스로 겨울나기에 나섰다.

지난 여름, 400평의 마을 땅을 일군 후 들깨를 심었던 은천노인회는 추석 연휴를 마친 후 들깨 수확에 나섰다.

“이눔을 말리고 일은 후(씻은 후) 기름을 짤 꺼야. 기름을 팔아 노인네들 겨울동안 노인정에서 부침도 해먹고 끼니 때울 반찬도 해 먹어야지.”

일은 힘들지만 눈이 펑펑 내릴 한 겨울, 노인회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깨를 터는 정수복네(80) 할머니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이렇게 모여서 일하니 얼마나 재미있어. 일해서 좋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좋고, 또 겨울 동안 우리들이 해 먹을 음식도 장만해서 좋고 일석삼조가 아니겠어?”

가장 맡 언니를 자처하고 나선 전금림(83)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이날 10여명의 할머니들이 털어낸 들깨는 120kg짜리 두 가마나 나왔다.

이날 얻은 수익은 올 겨울 은천마을 노인들의 겨울나기 비용으로 모두 사용된다.

은천노인회 전건권(61) 총무는 “노인회원들간 협동심을 키우고 겨울동안 노인정에서 준비하는 점심식사 준비 비용을 얻기 위해 56명의 노인 회원 모두 나서 들깨를 심고, 가꾸고, 수확했다”며 “한 겨울 내내 반찬 해먹고, 점심을 해결할 만큼 충분한 수확을 거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