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지역의 미래를 찾는다

전영우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


21세기의 화두는 바로 인간과 자연과의 공생이다.

이런 공생의 정신을 통해 인간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게 되며, 결국 나무와 숲은 현대사화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식처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나무와 숲에 기대고 의지하려는 의식이 숨어있다. 세월이 바뀌고, 문화가 바뀌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의 가슴속에는 나무와 숲을 향한 무엇인가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전영우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가 우리지역을 찾았다. ‘숲, 녹색문화자원’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그는 나무와 숲에서 지역의 미래를 찾았다.

 

◆숲이 변하고 있다

숲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보던 숲이 환경을 지키기 위한 관점으로 변했고, 또 다시 문화, 휴양, 교육, 복지의 관점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들이 숲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전 교수는 “세계화, 정보화에 따른 스트레스, 계속되는 생존경쟁과 정치·사회적 불안 등으로 인해 마음의 평화와 화(울화) 등이 화두로 등장하게 됐고, 자연과 유리된 삶에 대한 회의는 정신적 평화와 심리적 안정, 정서적 순화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웰빙(Well-being)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녹색, 바로 숲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숲은 새로운 문화공간

엘빈토플러는 현대사회를 지식정보화사회라고 표현했다. 키우는 농업사회에서 만드는 산업사회로, 이제는 생각하고 경험을 중심으로 한 지식정보화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따라 숲도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전 교수의 주장이다.

 

“숲은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이곳을 통해 사람들은 경험하고, 배우고, 생각하고, 또 아는 것을 찾는 공간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 있어 숲은 문화체험행사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문화공간입니다. 앞서가는 자치단체의 경우 실내공간에서 이루어졌던 다양한 행사들을 숲에서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20세기보다 1천배 이상 기술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현대사회에 있어 숲은 도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중요한 컨텐츠(각종 정보 또는 그 내용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전 교수의 설명이다.

 

◆50여개의 진안 ‘마을 숲’

“진안에는 50여 곳의 마을 숲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을 숲이 진안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또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전 교수는 진안의 마을 숲이 진안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요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기 지역 특성에 맞는 나무와 숲을 이용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마을 숲을 가진 진안군도 빨리 마을 숲 가꾸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 교수의 얘기다.

 

그렇다면 진안의 마을 숲을 어떻게 가꾸어갈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해 전 교수는 5가지 전제조건과 4가지 고민을 제시했다.

먼저 전제조건으로 전 교수는 주민이나 관이 홀로 앞서나가서는 안될 것이며 마을 숲 가꾸기를 위한 민·관의 의지가 중요하고, 또 군의 재정력과 전문가 참여방법, 그리고 중장기 계획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 교수는 “진안의 마을 숲은 국내 유일의 희소성이 있는가?, 또 국내 최초라는 독창성이 있는가?, 문학과 예술이 녹아있는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가? 등을 고민하고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전 교수는 “군과 주민이 마을 숲에 대한 자긍심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기 계획아래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등 기초조사를 비롯한 활용할 인력자원을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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