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면 무릉리 박 선 진

보물지도를 가지고 보물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것이며 잠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그 보물에 관한 탐험을 시작했다. 이건 우리가 더 이상 편안하지 않게 되었다는 말이다. 특히 군수님께서는, 군수님은 일정상 친히 그 보물지도의 해독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보고는 물론 받으실터이니.

2006년, 10월 18일 오후 4시 군민자치센타 2층 상황실안 . 보물지도는 모니터위에 놓여져 있고 커서는 깜박거린다. 자- 이제 보물을 찾는 탐험으로 함께 가볼까? 그 해독자가 우리를 이끈다.

 

무엇이 보물인지 알기 위해 우리는 남의 보물부터 구경하기로 한다.

경북지방에 유난히 보물이 많은 것인지 전시된 보물들은 경북 것들이다.

안동의 임하댐위에 서 있는 나무 하나. 그들이 할배나무라 부르는 그 나무가 처음 선보이는보물이다. 무릇 보물에는 보물다웁게 하는 역사가 함께 하는 법.

 

임하댐이 생길 즈음 그 나무는 함께 물귀신이 될 운명을 맞았다. 그러나 주민들이 살려내어 지금의 위치에 서 있게 되었다. 당시 그 나무의 값은 이천만원에 불과했으나 이식비용은 이십억원이 들었다는 또 하나의 전설을 보태면서. 그렇게 살아난 나무는 많은 이들이 보기위해 몰려오는 관광자원이 되어 충분한 보상뿐 아니라 계산대를 벗어난 철로를 달리는 중이다.

 

이수목노인에게 유산을 물려받아 버젓이 소출을 하고 있는 경북 예천의 석송령, 해마다 비구니들이 12말의 술과 12말의 물을 섞은 공양물을 바치는 경북 청도 운문사의 600년 된 소나무. 그 이름만 들어도 아는 속리산의 정이품송. 경주의 계림 이것이 우리 이웃이 자랑하는 보물들이다

제가 가진 것을 우습게 아는 우리네 못된 물이 아직 안 빠진 이가 있을 까봐 일본으로 한번 건너가 본다.

 

아카사와 편백림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과연 편백림은 한번 발을 들여놓고 싶게 울창하기도 하구나. 그런데 이건 뭐라? 숲속에 웬 시루가? 아니 아니다. 나무그루터기에 하얀천을 씌우고 제를 올리는 듯한데- 저 그루터기가 예사 그루터기가 아니란다. 신궁을 지을 때 이 나무가 쓰였다고 그래서 남은 그루터기도 신성하게 모신단다. 이제는 한낱 고철덩어리인 폐광의 철로를 관광열차가 달리고 그 열차가 닿는 곳에 온천이 있다. 온천 안엔 편백에서 나오는 톱밥마져 그 향기를 담은 상품이 되어 앉아있다.

 

다시 미야자키현 . 아야정이란 구름다리가 있다. 역시 울창한 숲이다. 이 숲도 벌채위기에 놓인 것을 마을의 정장이 주민을 설득하여 살려낸 것으로 지금은 제일의 관광자원이 되어있다. 이젠 그 숲에서 나오는 물로 소주를 빚어 일본 최고의 운카이 소주공장이 들어서 있다한다. 또 누군가가 ‘ 에이 그런 게 보물이라면 우리도 널려 있어’ 하신다

 

그 말을 알아들은 커서가 더욱 눈을 깜박거린다. 기뻐서 죽겠다는 듯.

그래도 하던 이야기 마저하고 가자.

앞서 말한 나무들 앞에 진설한 상이 보였으니 그 시대가 옛날인갑다. 요즘도 그 나무들은 진설상을 빼지 않고 받는다만 이름없는 고목이나 거목들은 어찌 계실고?

이름 없다고 어찌 다 잊혀질까. 그 앞에 놓인 과자와 초컬릿 그리고 음료수며 소주병들이 반가움을 자아낸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우리의 조상들이 마음에 지녀온 나무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외경과 상생을 현대의 자식들도 간직하고 있다는 거다. 무언지는 몰라도 웬지 끌리는 그 감만으로 이어온 날들이 있다는 거다.

 

이렇게 그 알 수 없는 끌리는 마음은 바깥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도시인의 최고의 안식처를 광고하는 아파트엔 정작 아파트는 없다. tv에 뜬 아파트광고 역시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당장 발길을 들여놓고 싶은 아름답고 울창하고 신선한 숲이 아파트를 암시하며 무언가를 부추키고 있다.  이게 바로 그린프리미엄이라는 것이란다. 넘들 것만 보다가 배고파 뒈지기전에 우리 밥상도 차려보자. 보물도 찾아보자./다음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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