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여름 휴가철이 이제 피크에 이르렀다. 무더위가 최고조에 다다라서 몸이 뜨겁게 익고 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전주 진안 간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밤 9시인데도 차량이 많아 약간의 교통체증의 느낌을 받았다. 휴가철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나는 솔직히 형편이 못 돼 피서를 가지 못하지만, 해외 나들이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 요즘 불황상태로 인한 경기침체를 고려해 국내휴가를 권장하는 분위기에 공감한다.

그런데 한 지인이 소개한 이메일 글을 읽고 나서 생각을 고쳤다. "진정한 휴가의 의미는 장소의 이동이 아닌, 마음의 이동"일 수도 있다는 지론에 공감한다. 특히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초원에서 말을 달리다가 한 번씩 멈춰 뒤를 돌아보는 이유를 설명한 대목에 무릎을 쳤다. "너무 빨리 달려 혹여 자신의 영혼이 자신을 못 쫓아오면 어떡하나"라는 대목에 정신이 집중된다.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의 어원도 라틴어 바카티오(Vacatio)다. 본뜻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우리가 걱정을 버리면서 내 자신의 일이나 목표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서 채우는 일이라면 휴가지가 방콕인들, 들판 어디인들 무슨 상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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