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촌, 새로운 가치창출의 공간으로
위기의 농촌, 새로운 가치창출의 공간으로
  • 박종일기자
  • 승인 2006.11.16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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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 배합 사료 도입한 마령면 문중식씨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큰 근본이 된다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은 현대사회에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말이다. 또한 이 말은 천하의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천하의 진리를 담고 있는 이 말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경제개발계획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이후부터 ‘내 자식 만큼은 농사일을 대물림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자식교육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에 와 농촌보다는 대도시를 선호하고 그 곳에 정착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로 인해 대도시 집중화는 농촌 인구의 감소와 국가경제를 차지하고 있는 농업의 비중을 점차 낮아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촌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으며 농촌의 고령화와 자유무역협정(FTA) 또한 농업 기반의 근본인 뿌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위기의 농촌에서 기회의 농촌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농촌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어, 이에 따른 문제점과 정책적 대응 방안 등이 모색 되어야 할 것이다.

 



 

◆“축사에 분뇨 냄새가 없어요”

농촌에서 가축을 기르고 있는 농가라면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골칫거리 중 하나가 가축의 분뇨 냄새다.

닭, 개, 돼지, 소 등은 오랜 세월동안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 꼭 필요한 가축들이다. 그러나 축산농가와 가축의 분뇨 냄새만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가축을 기르고 있는 농가에는 축사의 악취해소가 축산현장에 고민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축사에 악취를 느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곳은 마령면 방화마을.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문중식(49)씨는 7~8년전부터 미생물을 배합한 사료를 가축에게 먹이로 사용하고 있다.

문중식씨는 “미생물과 혼합해 개하고 닭, 흑염소 그리고 소에 먹이로 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오히려 가축의 분뇨 냄새가 없고 먹이 가격도 저렴하게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생물 배합 사료를 먹이로 사용한 후부터 축사에는 냄새가 사라졌다. 닭과 흑염소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축사에는 5년 동안 분뇨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지만 악취를 느낄 수 없었다.

그의 부인 채권자(47)씨 또한 “개를 기르던 장소에 지금은 닭과 염소를 기르고 있다”며 “처음 청소한 이후 5년 동안 단 한번도 청소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는데 악취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소를 기르고 있는 축사 역시 가정집과 4~5m를 앞두고 마주보고 있지만 분뇨 냄새를 맡아 볼 수 없었다. 올 3월에 축분을 거름으로 사용하면서 청소하고 난 후 8개월 동안 방치해 둔 상태였다.

악취가 없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려는 문중식씨는 축사에 들어가 맨손으로 축분을 한 움큼 집어 늦둥이 딸아이 코를 거쳐 기자 코앞까지 들이밀어 냄새를 맡아 보라고 권했다. 예상했던 냄새와는 다른 흙냄새에 가까웠다.

문중식씨는 “지금까지 제가 기른 가축들에게 실험한 결과 미생물을 배합해 사료로 사용하면서부터 사료 값이 적게 들고 고기의 육질도 좋아진 것 같다”며 “미생물을 배합한 사료가 진안군에 보급 될 수 있도록 군 행정에서 농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귀농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도 시련의 세월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령면으로 귀농하기 전에 온양에서 돼지를 사육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3개월 동안 공을 들인 노력이 숲으로 돌아가고 투자한 2천만원을 날려버리면서 그 곳을 떠나야 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조용한 삶을 살고 싶어 내려온 곳에서 쓰라린 아픔을 겪고는 125cc 오토바이타고 아내와 둘이서 떠돌아다니다 정착한 곳이 온양에 이어 마령면 소재지가 되었다.

마령에 자리를 잡은 부부는 삼장일, 밭일 가릴 것 없이 닥치는 대로 하면서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미강(米糠)이 좋다는 말을 듣고 개 먹이로 사용했다가 많은 개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문중식씨는 “그때 쌀을 찧을 때 발생하는 고운 속겨만 먹여 많은 수의 개들이 죽어나가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며 “그 후로 미생물 배합 사료를 먹였다”고 말했다.

귀농해 제일 힘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고마운 진안사람 고치영씨

문씨가 힘들 때면 어김없이 찾아가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마령지구대이다. 물론 좋은 감정으로는 찾아가지 않았다.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고 고단할 때면 찾아가 분풀이를 하곤 했다.

문씨의 이러한 행동은 경찰공무원들의 잘못으로 삼청교육대에 억울하게 끌려가 고초를 겪고 돌아온 것에 대한 화풀이 대상을 찾은 것 같다.

물론 지금에 와 문중식씨는 “경찰공무원 때문에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큰 피해를 보고 돌아와 분풀이를 했지만 지금은 마령지구대 고치영 경찰공무원을 알게 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며 “예전 구세대 경찰공무원들에게 고통을 받았지만 지금은 신세대 경찰공무원에게 도움을 받아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11년의 세월

처음 빈손으로 마령면을 찾아와 막막한 농촌의 현실 속에서 꿋꿋하게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내와 문별님(마령초등학교 학년) 늦둥이 딸아이 그리고 마령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다 만난 고치영 경찰공무원 때문이다.

이들이 있었기에 11년의 세월동안 농촌생활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어려움 속에서 뒷수발을 들어준 아내 채권자씨는 문씨의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고 늦둥이 딸아이는 삶의 희망이 되었다.

또한 마령지구대 고치영 경찰공무원은 문씨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되었다. 고씨는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문씨를 찾아 소일거리를 도와주곤 한다. 미생물을 배합한 사료 역시 고치영씨의 권유로 시작을 했다.

문중식씨는 처음 180마리 개를 키우면서 미생물을 사용했다. 때마침 개 값도 좋아 귀농한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고 200마리로 늘어나면서 또다시 1년만에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장만했다. 그러나 미생물 배합 사료를 사용하기 전에는 항생제와 예방접종을 꼭 맞춰 줘야 했으며 냉장고에 항상 약품을 준비해 두어야 했다고 한다.

그는 “미생물 배합 사료를 먹인 후에는 냉장고에 예방약을 보관하고 있어도 사용한 적이 없다”며 “그 전에는 항생제, 예방접종 약품들이 냉장고에 가득히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실험한 결과 개와 염소는 병들어 죽은 적이 없다”며 “미생물 배합 사료를 먹인 후부터 장이 튼튼하고, 소화가 잘되고 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실한 검사를 통해 미생물 배합 사료가 가축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 결과로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중식씨는 “미생물을 배합하는 양에 따라 작은 개와 큰 개에게 달리 적용된다”며 “사료를 3배로 줄였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직접 와서 보고 간 사람들은 신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씨의 말에 따르면 염소에도 실험을 해보았는데 노린 냄새가 없고, 육질이 좋아지는 것 뿐 만아니라 80마리 흑염소가 먹는 사료 값이 한달에 15만원 소요된다고 한다.

문씨는 “미생물 사료를 먹이고부터 서울, 전주에서 먹어본 소비자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며 “먹어본 사람들이 다시 연락오고 찾아와 판로가 없어 힘들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흑염소 고기와 소고기 맛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흡사하다”며 “개와 흑염소에 실험을 한 상태에서 3년부터 소에도 실험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고 “앞으로 군에서 도움을 준다면 성분검사와 육질검사를 통해 미생물 혼합 사료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를 구축했으면 한다”면서 “관내 축산 농가들에게 친환경 농법으로 가축을 사육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생물 배합 사료 성공 의미

우리나라의 주산업은 농업이었으며 국민의 대부분이 농사일에 종사해 왔다. 이러한 농촌은 끊임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위기를 기회로 삶아 지키고 보존할 사람들이 농촌에는 필요하다.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농업 인구는 급격한 감소를 불러왔고 산업화, 도시화가 대표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농업을 받아들이는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도시민들 또한 농촌으로 돌아와 여유로운 생활을 찾아 기틀을 마련하면서 귀농에 대한 관심은 높아가고 있다.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도 도심을 떠나 농촌마을에 정착하려는 도시민을 모집하기위해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1년의 귀농생활을 하고 있는 문중식씨는 귀농 희망자들에게 “처음 농촌에 들어와 적응하는 기간이 적어도 2년이 걸린다”며 “이 기간을 참고 견디지 못하면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귀농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고, 스스로 경험을 통해 농사일에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문중식씨가 가축에 도입하고 있는 미생물 배합 사료는 현재 농촌을 지키며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모습은 위기의 농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농촌의 활력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창출의 근본이 되고 있다.

농가에서 실험한 7~8년의 결과에 대한 검증 작업은 지자체가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이제 농촌의 위기는 농민들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닌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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