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진안 닭, 많이 드세요”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시련

소비자 안심시키는 대책 마련 시급

출하를 앞둔 닭을 살피고 있는 한규동씨


“여기는 괜찮은 거죠.”

“······”

우편물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선 집배원의 조심스런 안부인사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까지, 사방에서 어떠냐며 염려전화가 많이 와요. 하지만 지금부터가 문제죠. 병아리를 부화하는 종계장이 이번 조류독감이 발생한 익산지역에 있어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하네요. 하지만 종계장에서 병아리 제공이 중단 돼 앞으로 언제 출하를 할 수 있을지 모르죠. 3월이나 되어서야 가능하다고 하기는 하는데···”

인근 익산시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에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으로 밝혀짐에 따라  우리지역 양계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3만2천수의 닭을 사육하고 있는 안천면 신괴리 괴정마을의 한규동(60)씨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2003년 당시, 두 번의 출하가 중단되면서 2천만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해야 했지만 올해는 종계장이 위치한 익산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출하시기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03년도에도 다른 양계농가와 마찬가지로 많은 빚을 얻게 됐습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한 후여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다른 젊은 농가들의 피해는 그만큼 컷을 것입니다. 오는 12월2일 3만2천수의 닭을 출하하면 언제 다시 출하하게 될지 모르지요. 출하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양계농가의 피해는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지역에서 닭을 사육하고 있는 농가는 40호가 넘는다. 대부분의 농가가 익산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주)하림과 (주)동우에 출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봄, 650여 농가 중 (주)하림에서 선정한 우수농가에 우리지역에서 5농가가 선정되는 등 진안지역에서 생산되는 닭의 우수성이 인정되고는 있지만 조류인플루엔자의 큰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한씨의 설명이다.

 

“우리지역이 청정지역이라는 장점과 함께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해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양계농가와 함께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소비를 권장하는 보도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옮길 수 있다’, ‘감염을 우려해 살처분 인력을 구하지 못한다’ 등 부작용만을 강조한 언론의 보도도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닭고기 소비를 위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감염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정부의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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