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자체 재원사업 전제로 '자체 투자심사' 완료
시민단체, '꼼수 행정'이며 '청산해야 할 적폐'
진안군의회, 국비 확보 없으면 실시설계비용까지 구상권 청구

지방재정법에 의거한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에 따르면 자체심사는 시·군·자치구의 사업비(용역비 등 각종 부대경비를 포함) 40억원 미만의 신규투자사업과 사업비 전액을 자체재원으로 부담하여 시행하는 신규투자사업인 경우에 이루어진다.

즉, 도비나 국비 없이 마이산 케이블카 사업을 순 군비로 진행할 경우에는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시 '도 심사' 또는 '중앙 심사'가 아닌, '자체심사'로 가능한 것.
진안군이 마이산 케이블카 실시설계에 앞서 지난 2016년 11월 19일에 마이산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지방재정투자사업에 대한 심사를 '자체심사'로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을 군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전라북도의회 전문위원실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월19일 자체 투자심사를 완료했고,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전북지역개발계획 수립 및 지구지정과는 관계없이 군비 자체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라며 "진안군은 자체사업으로 마이산 케이블카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개발사업으로 지정받기 위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진안군에서도 이를 확인했다.
관광개발사업소 송흥주 담당은 "100% 군비 일 경우 자체투자심사를 받는다. 마이산케이블카 사업은 현재 국비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군비로라도 할 의지가 있었다"라며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국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체 투자심사'는 실시설계 전에 투자심사를 받아야 하는 행정절차가 있어 문제점을 지적받지 않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담당은 "행정절차를 한 단계 더 거쳤을 뿐"이라며 "국비가 확보되면 또 (투자심사 과정을)거치면 된다"라고 밝혔다.
 
◆군민과 군의회도 속였다
지난 7월24일자(768호 6면) 진안신문에 보도된 이항로 군수 인터뷰에서 이 군수는 "재정상황이 열악한 진안군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국비를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국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군민들을 대상으로 "국비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자체 군비로 마이산 케이블카를 추진하는 군 행정의 이중적인 모습에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의원은 "마이산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에 대해 전라북도의회 전문위원실의 검토가 이루어졌다"라며 "사업 추진에 있어 도비가 포함되면 '도 투융자심사'를 받아야 하고, 국비가 포함되면 '중앙투융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진안군은 '자체심사'를 진행, 순 군비로 마이산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주영은 의원은 "군민들에게는 국비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자체 군비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진안군의 꼼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마이산케이블카저지위원회에서도 '전형적인 꼼수행정', '청산해야 할 적폐'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마이산케이블카저지위원회 신중하 위원장은 "군민들과 진안군의회 의원들 앞에서는 국비확보 후 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군민여론조사에서는 마치 국비 140억원이 확보된 것처럼 거짓말로 군민들을 속였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뒤로는 100% 순수군비로 설치하겠다고 자체투자심사를 했다는 것은 전형적인 꼼수행정이며,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적폐청산을 제1의 과제로 삼고 있다"라며 "그런데 진안군 행정에서는 여전히 이런 적폐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길 없다. 군민으로서 이에 대한 법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라고 말했다.
진안군의회에서도 군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진안군의회 예산결산위원회 김광수 위원장은 "2016년 6월, 케이블카 타당성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통해서도 140억원의 국비 확보 및 군비 50억원에 대한 내용이 나와있다"라며 "이미 작년 6월부터 국비 140억원 확보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던 만큼, 자체 투융자심사를 할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예산심의과정에서 당시 이정열 관광개발사업소장이 '순 군비 190억원으로 해야겠다'는 보고를 듣고, '순 군비는 절대 안 될 것이며, 국비를 반드시 확보하라'라고 주문했다"라며 "그 후 2015년 10월31일 발표된 국토교통부 지역개발사업이 낙후지역의 경우 200억원에 더해 300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실시설계비 10억원 또한 군은 국비확보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했지만, 국토교통부 주무관과 통화해 본 결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라며 "이런 과정에서 군은 국비 140억원을 받지 못할 경우 실시설계비 10억원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국비 확보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실시설계비 10억원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비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케이블카와 관련된 예산은 단 한 푼도 승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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