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리모델링 시 장애인실 의무화 무장애 관광지로써 숙박시설, 음식점 등 안내지도 배포

〔글 싣는 순서〕

☞1회 : 모두가 편안한 진주시 '무장애도시'
·2회 : 시작도 하지 못한 남해군의 '베리어프리'
·3회 : 휠체어가 다닐 수 없는 진안군의 현재
·4회 : 장애인이 불편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사회
      (오키나와 배리어프리투어센터)
·5회 : 배리어프리는 의무이다(오키나와 및 일본행정의 정책)
·6회 : 배리어프리 진안을 실현하기 위한 현황과 비전

배리어프리(Barrier Free)란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운동을 말한다. 건축에서는 크게 휠체어를 탄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이동권을 확보하자는 뜻에서 공공시설이나 주택, 숙소 등의 건축물을 지을 때 문턱을 없애거나 보조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진안의 공공시설과 상가, 인도 등은 비장애인 위주로 설치된 것이 대부분이다. 턱이나 계단은 높고 울퉁불퉁해 휠체어나 몸이 불편한 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과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진안신문은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장소나 시설을 찾아 촬영하고, 사진 전시회 및 발표회를 통해 진안군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그리고 국내와 국회 배리어프리 조례를 제정한 지역을 찾아 소개하고, 추후 우리지역에서 배리어프리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간담회도 마련한다.  /편집자 주

 

▲ 진주시 사회복지과 강신수 장애인복지팀장이 진주시 '무장애도시'추진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리어 프리(Barrier Free)는 '장애물이 없는', '장벽이 없다'는 뜻으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의미한다. 단순히 장애인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는 물론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고, 시설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건축물과 도로, 공원 등 생활환경 속 장애물을 계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원천적으로 제거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들어가는, 시민 중심의 보편적 복지시책을 말한다.
경상남도 진주시가 '모두가 편안한 무장애 도시'를 선언한 지 5년째를 맞았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진주시의 '무장애 도시'는 독창적인 모델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 손계욱 팀장이 장애인 화장실 복도를 재고 있다.

◆전국 최초 '무장애 도시' 선포
진주시는 지난 2012년 7월 전국 최초로 무장애 도시를 선포하고 2013년 11월 진주시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를 제정했다.
2014년 11월 진주시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 시행규칙 제정, 2015년 2월 진주시 무장애(BF)인증 기준 확정 후 올 3월에 롯데몰 진주점과 한국시설안전공단 인재교육관 등 2곳을 무장애시설로 인증했다.
단순히 무장애(BF) 인증만으로 지역사회가 크게 변화했을까?

 

무장애(BF) 인증만으로 많은 자치단체들이 꿈꾸는 복지시책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까?
현장에서 느낀 진주시의 '무장애 도시' 추진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먼저 무장애(BF) 인증 제1호 기관인 '롯데몰 진주점'은 다른 대형 쇼핑몰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편리한 환경을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가장 먼저, 주차장에서 매장 입구까지는 장애인들이 쉽게 다닐 수 있는 보행로가 마련돼 있다. 이 보행로는 장애인들이 차에서 내려 매장 입구까지 이동하는 통로로도 활용되고 있지만, 물건을 차량에 실을 수 있는 편리함도 함께 제공한다.
승강기 또한 17인승 이상이면 설치가 가능하지만, 이곳 승강기는 32인승으로 설치돼 휠체어를 타고 승강기 안에서 회전이 가능하도록 했다.

장애인 화장실 또한 다른 쇼핑몰과는 다른 규모를 자랑한다. 장애인 화장실을 가기 위한 복도는 1.5m 이상으로 설치, 휠체어와 일반 주민들이 교차하기 편리하도록 되어 있고, 화장실 입구는 80cm 기준보다 14cm나 넓은 94cm로 만들어졌다.

화장실 내부도 법적기준 1.8m 보다 넓은 2.1m를 확보했다.
지체장애인편의시설 경남진주시지원센터 손계욱 팀장은 "무장애(BF)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편의시설 설치기준 의무항목은 100% 충족 되어야 하며, 선택항목의 가중치에 대해서는 70% 이상 선택하여 충족시켜야만 인증이 가능하다"라며 "롯데몰 진주점 또한 편의시설 설치기준 이상의 환경을 제공, 장애인은 물론 노인, 어린이 등 모든 주민들에게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롯데몰 진주점 주차장. 장애인들의 이동이 쉽도록 보행로가 마련돼 있다.

◆남다른 장애체험장
각 지역마다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과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면 추가 비용문제 등으로 인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진주시의 '무장애 도시' 추진을 위한 시민의식 개선 및 사회적 참여분위기 조성에 장애체험장은 큰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2014년 4월, 4천만원의 예산으로 마련된 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내 장애체험장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장애인의 자립생활훈련을 위한 무장애 견본주택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장애체험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낮은 위치의 창문이 눈에 들어온다. 휠체어에 앉은 채로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바닥에서 80cm의 높이에 창문이 설치됐고, 잠금장치 또한 120cm 높이에 설치돼 있다. 콘센트 또한 85cm 높이에 설치돼 휠체어에 앉은 채로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 전자독서 확대기, 커다란 키보드, 마우스를 대신한 조이스틱, 입술과 호흡으로 움직이는 마우스, 휠체어가 들어가는 싱크대, 전동수납장 등이 마련돼 있다.
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수정 사회복지사는 "동영상 등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은 많지만 장애인체험장에서 직접 보여주고 체험하면 느끼는 점은 다른 어느 교육보다 많다"라며 "노인, 어린이는 물론 일반 주민들도 체험에 참여해 지금까지 200회, 4천500명이 체험을 하고 돌아갔으며, 체험을 통해 마을에서 개선점을 발견하는 등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 진주시 사회복지과 강은진 담당자가 '배리어프리' 인증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관·학이 하나로
민·관·학 협력적 네트워크 구축. 바로 '모두가 편안한 무장애 도시' 꿈꾸는 진주시의 추진 방향이다.
민간부분에서는 무장애도시 읍면동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고, 민간 건축물에 대한 편의시설도 자율적으로 정비해 나간다.
학계에서는 정책토론회를 통해 무장애 도시 활성화방안을 마련하고, 무장애 도시 기본계획 및 개선방안 등을 고민해 나간다.

 

그렇다면 진주시의 역할은 무엇일까?
조례 및 시행규칙을 제정했고, BF 인증제와 공공시설의 BF의무화를 추진하는 등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관련종사자의 전문성 강화와 시민인식 개선 및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 또한 진주시의 역할이다.
하지만 예산의 직접 투자는 없다는 것이 강신수 사회복지과 장애인복지팀장의 얘기다.

"무장애도시 읍면동위원회의 활동비나 홍보비 등의 예산은 지원되지만 그 외의 직접투자는 없다. 위원회가 중심이 돼 추진되는 경사로 설치사업 또한 위원회의 회비나 후원금 등으로 이루어진다."
진주시의 무장애도시 추진은 읍면동위원회의 활동이 중심이 되며, 행정은 위원회를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
현재 무장애도시 읍면동위원회는 29개소 읍면동에 총 368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소규모 다중이용시설 경사로 도움벨 설치 162개소, 주거약자 주택 편의시설 설치 267개소, 시민인식개선 캠페인도 434회나 실시했다.

또한 음식점 140곳, 소매전 131개소, 기타 121개소 등 392개소에 대해서는 건축인허가시 경사로, 자동문 설치 권장 등 협력사업도 추진해 왔다.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뀔 수가 없다"라고 강조한 강신수 팀장.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편의시설 공모전. 이 또한 젊은층에서부터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진주시의 모습이다.

숙박시설 리모델링 시 장애인실을 의무화 하고, 공사비의 70%, 최고 1억원까지 지원하는 진주시.
무장애 관광지로써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포함한 안내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진주시.
이것이 '다 함께 잘 사는 좋은 세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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