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풀뿌리신문지부 창립 1주년 기념식
언론개혁과 풀뿌리 공동체 복원, 노동조건 개선 다짐

▲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조합원들과 행사 참가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1년 전 일이다.

남해신문, 뉴스서천, 담양주간신문, 주간당진시대, 옥천신문, 장성군민신문, 충청리뷰 등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7개 신문사 조합원들은 언론개혁과 풀뿌리 공동체의 복원, 그리고 지역언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들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며 전국 풀뿌리신문의 노동조합 연합체를 탄생시켰다.

 

▲ 행사에 앞서 조합원들은 ‘풀뿌리가 희망’이라는 글귀를 담은 장승을 제작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지역이 희망’이라는 명제를 몸소 실천해 가고 있는 작은 농촌마을에서 이들은 다시 모였다.

전국언론노조 풀뿌리신문지부 창립 1주년 기념식이 지난 20일 용담면 와룡마을에서 전국 8개 풀뿌리 지역신문사 25명의 조합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작지만 강한 언론’, ‘척박한 토양에서 제멋대로 뿌려진 채 꽃을 피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역의 작은 풀씨들의 희망을 모아내자’는 결의와 함께 당신시대 유종준 기자를 새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 고추가 널려 있어야 할 비닐하우스 안에 모인 20여명의 조합원들이 새 집행부를 선출하고 있다.
유 지부장은 “초대 집행부의 노력을 이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풀뿌리지부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조합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통한 권익향상과 사내 민주화, 그리고 풀뿌리신문이 사회개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 지부장은 “주류언론이 비판을 받는 것은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지 못해서이다”라며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약자의 편에서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바른 언론,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 이날 기념식에는 송풍초등학교 어린이 중창단의 축하공연도 펼쳐져 큰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송풍초등학교 어린이 중창단의 축하공연과 함께 군 정책개발팀 구자인 박사와 강주현 으뜸마을가꾸기사업 와룡마을 추진위원장의 ‘으뜸마을가꾸기 사업 소개’, 한겨레 신문 홍세화 시민편집인의 ‘지역언론의 사명’이란 주제 강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총회를 통해 선출된 새 임원진은 다음과 같다.

△지부장 : 유종준(충남 당진시대) △부지부장 : 황민호(충북 옥천신문) △사무국장: 조록기(충남 뉴스서천) △감사 : 김은정(전남 장성군민신문), 류영우(진안신문)


▲ 홍세화
지난 20일 밤 10시.

고추가 널려 있어야 할 비닐하우스 안에는 30여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난로가에 모여 앉아 강연회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전국언론노조 풀뿌리신문지부 창립 1주년 기념을 축하하며 한겨레신문 홍세화 시민 편집인은 19세기 철학자 칼 막스의 말을 인용하며 말문을 열었다.

“기업은 본질적으로 이윤 추구에 매달립니다. 언론이 기업이 돼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날의 언론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에는 실패했다는 것이 홍 편집인의 지적이다.

 

“프랑스의 대표적 정론지인 르몽드의 경우 광고와 구독이 차지하는 수익 비율이 ‘55:45’ 정도인 반면 우리나라는 ‘81:19’ 입니다. 자전거 등 각종 불법 판촉비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거의 무가지나 다름 없는 수준입니다.”

홍 편집인은 이런 언론 상황에 대해 “언론의 자발적 복종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대표적 사례로 최근의 시사저널 사태를 꼽았다.

대기업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짝퉁 시사저널 발행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역신문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역 토호와의 잘못된 공생 관계를 청산하고 진정한 독립 언론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경-언 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결국 “지역 사회의 건강성과 지역 주민의 올바른 시민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선 지역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이 중요하다”며 “양질의 기사로 유료 구독자를 확보해 광고 의존성을 낮추는 길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홍 편집인은 말했다. 


주체적 의식형성 필요

의식은 개인의 삶을 규정한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의 의식은 변질할 뿐 변화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변화하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하기 위해 이성까지 동원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홍 편집인의 얘기다.

여기에 더해져 주변적 특징은 사람들을 더욱 변화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현대사회의 특성으로 많은 정보를 접한 현대인들에 있어 설득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따라서, 현대인에 있어 주체적 의식형성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홍 편집인은 강조했다.

“폭 넓은 독서, 열린 자세로 토론, 경험이나 여행, 성찰, 겸손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주체적 의식 형성과정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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