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다발지역 ‘소태정 고개’

▲ 지난 5일 소태정 고개를 넘던 자동차가 염화칼슘에 미끄러져 견인차로 견인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이나 차가 다니는 비교적 큰길’로 우리의 생활에 중요한 교통 시설 중 하나지만 때로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운전자의 안전의식 결여와 부주의에 의한 사고지만 아무리 조심을 해도 사고를 피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
우리지역과 전주시를 연결하는 소태정 고개는 교통사고를 피하기 쉽지 않은 구조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사고 가능성 높은 도로
96년, 무주에서 개최된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맞춰 개통된 이 도로는 영·호남을 잇는 주요도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도로 위를 장식하고 있는 스키트 마크(자동차의 브레이크를 급히 밟았을 때 미끄러지면서 만들어지는 자국)와 사고 지점을 표시하는 흰색 페인트, 그리고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진 도로 보호막과 중앙분리대는 이 도로의 위험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높은 산의 기후조건과 함께 구불구불한 비과학적 도로는 항상 위험성이 존재하고, 한순간의 방심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지역이 돼 버린 것이다.

▲견인차 대기지역(?)
비과학적인 도로 조건에 더해 이 곳에 최근 새로운 위험요인이 발생했다. 바로 제설작업을 위한 염화칼슘이 도로의 위험성을 더하고 있다.
입춘이 지난 5일, 따뜻한 날씨로 주변의 눈은 대부분 녹았지만 소태정 고개는 제설작업을 위해 뿌려놓은 염화칼슘이 도로의 미끄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실제로 5일 오후 5시 쯤, 30분을 사이에 두고 이곳에서는 모두 다섯 대의 차량이 제설작업을 위해 뿌려놓은 염화칼슘에 의해 미끄러져 도로 보호막에 부딪치거나 차량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현장에서 한 사고차량 운전자는 “날씨도 따뜻해 바짝 말라있던 도로가 소태정에 이르자 젖은 길로 변했다”며 “급커브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잡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도로변으로 빠지고 말았다. 제설작업을 했으면, 염화칼슘 제거작업도 했어야 하는데 염화칼슘을 그대로 방치해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 나온 경찰 관계자도 “아직도 도로 중앙에는 염화칼슘 덩어리가 그대로 남아있다”며 “도로 중앙의 염화칼슘이 녹으면서 도로로 유입, 미끄러운 도로를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또한 “어제(4일)는 이곳에 15대의 견인차량이 대기하고 있다가 모두 사고 난 차량을 이동시켰다”며 “하루에도 열건 이상씩 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보수과 한병주 담당은 “주말, 사고가 많이 났다는 연락을 받고, 물청소를 마친 상태”라며 “염화칼슘은 도로에 늦게까지 남아서 눈을 녹이는 제설효과가 커 사용 안 할 수는 없다. 도로가 미끄럽다는 원인 또한 염화칼슘으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고, 도로변 수분이나 습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인 만큼 급커브길에서 운전자들의 조심운전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태정 고개의 교통안전 대책 마련과 관련 송영선 군수는 지난 1월 2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소태정 터널개선사업은 950억원이라는 큰 사업비가 소요되는 만큼 사업추진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얼마 전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연 120건 이상 사고가 나는 사고 다발지역이므로 임기 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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