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 즉, 군민의 노래는 안으로는 애향심 고취와 단결을, 밖으로는 진안군민의 기상을 표출할 수 있는 우리만의 노래다.
고경석옹을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가족들과의 대화로 우선 생존을 확인한 기자의 반가움도 잠시, 가족들은 치매 때문에 고경석 옹과의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래서 기자는 악보에 대한 설명을 한 후, 소장하는 악보를 보여 달라고 부탁했으나, 가족들은 악보가 없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고경석옹에게 직접 물어봐달라고 보채자, 가족 가운데 한 명이 고경석옹에게 “진안신문사에서 왔는데요. 진안군가 악보 가지고 있냐고 물어봐요”라고 물었다. 그때 거침없는 답변이 들렸다.
“바로 저기!”

뜻밖이었다.
진안 군가를 지은 그의 자부심은 뜨겁게 가슴에 자리하고 있어, 치매라는 병증도 그 기억을 지울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 원본악보가 확보됨으로써, 그동안 군가에 대한 논쟁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끝내 아쉬운 것은 관리 주체가 한 번만 더 생각하고 한 발만 더 걸었더라면 지금까지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었을 것이며, 그동안 수많은 연주단체들에게서 나온 창피한 이야기도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지금까지 군가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악보가 이상하다고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한글에 맞춤법이 있듯 음악에도 기보법과 작곡법이라는 게 있는데, 현재의 악보는 부끄러울 정도로 기본상식을 벗어나는 오류가 많다. 관리는 분명 군 행정당국이 해야 하지만, 군은 여전히 ‘우리 부서에서 관리할 부분은 아니다’라는 책임 없는 대답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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