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표기돼고, 빠지고… 누더기 ‘진안군가’
잘못 표기돼고, 빠지고… 누더기 ‘진안군가’
  • 장용철 기자
  • 승인 2007.02.22 2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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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군가 원곡 입수; 48마디 중 절반 이상인 27마디 달라져

우리고장을 상징하는 군가가 그동안 원곡과는 많이 다른 채로 전해진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밝혀졌다.
지난 18일 본지는 진안군가를 작곡한 고경석(호 저무, 전주시 중노송동)옹을 찾아, 진안 군가 원본을 입수해 현재 불리고 있는 군가와 비교했다. 그 결과 총 48마디 가운데 절반 이상인 27마디가 음높이나 음길이에서 다른 것으로 확인됐고, 가사 또한 세 군데나 원곡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제멋대로 변한 진안군가
먼저, 고경석옹이 전해준 진안군가 원본과는 달리 1992년 발행된 진안군사(郡史), 2007년 행정수첩에 게제 된 악보에서 노래 마지막 음은 원곡과 다른 음이었다.
곡의 마지막음은 그 곡의 조성(악곡을 하나의 중심음인 으뜸음을 기준으로 구성하는 원리)을 밝히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음이기에 대부분의 곡은 마지막 음에 으뜸음이 자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 군가는 사장조로 되어 있어 마지막 음은 ‘솔’로 끝나야 하지만, 현재 알려지고 있는 곡은 ‘시’로 끝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계명으로는 ‘도’로 끝내야 하는데 ‘미’로 끝난 것이다.
또 오선을 벗어난 음표를 표시할 때 쓰는 덧줄 또한 빠져있어 음정을 제대로 말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본에 따르면 19번째 마디의 ‘아낙네들’ 중 ‘아’의 계명은 ‘미’로 표시돼 있지만, 진안군사와 행정수첩에 표기된 계명은 덧줄이 빠져있어 ‘솔’로 읽힌다.
이와 함께 25번째 마디의 ‘우렁찬’ 중 ‘우렁’의 계명 또한 원본에는 ‘레미’로 표시돼 있지만 이후 덧줄이 빠지면서 두 음 모두 ‘솔’로 읽히게 된다.
45번째 마디의 ‘좋다’도 원본에는 ‘미솔’이지만 ‘솔솔’로 잘못 표기돼 있다.

◆박자조차 지켜지지 않아
곡의 기본인 박자를 맞추지 못한 부분도 발견됐다.
6번째 마디의 ‘정천 합수쳐’ 가사 가운데 ‘정’ 부분의 음표는 원본에 점8분음표(♪.)로 돼 있으나 행정수첩에는 점4분음표(♩.)로 적혀 있다. 결국 행정수첩에 나와 있는 군가는 4분의 3박자임에도 불구하고 3박을 넘어선 것이다.
33번째 마디 또한 ‘동향의’에서 ‘향’의 음표가 원본에는 8분음표(♪)이지만 진안군사와 행정수첩 모두 4분음표(♩)로 표기돼 박자를 넘긴 상태다.
6번째 마디와 33번째 마디가 박자를 넘긴 경우라면 7, 18, 27, 43번째 마디는 3박을 갖추지 못한 경우이다.
나머지 마디 중 3, 15, 16, 28, 37, 40, 41, 44, 46, 47번째 마디는 음정이 틀린 것들이고, 10, 11, 30번째 마디는 리듬이 틀린 마디다. 특히 14, 34, 38, 39번째 마디는 음정과 리듬 둘 다 틀린 경우로, 전혀 다른 성격의 멜로디를 표시하고 있다.

◆기본도 못 지킨 악보
악보 표기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기보(악보에 음표를 적는)법에 따라 오선의 가운데 줄인 셋째 줄부터 위로는 음표를 거꾸로 써주어야 하는데, 현재의 악보들은 이런 규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결국, 원본이 오류 없이 정확하게 작곡 및 표기가 되었지만, 이후 허술한 군가 관리 때문에 총 48마디 중 27마디가 달라지면서 원곡과 다른 곡으로 보일만큼 변한 것이다.

◆불필요했던 논쟁 종지부
가사는 2월9일치(245호) 본지에 실렸던 최규영 문화원장의 의견과 대부분 일치 했다. 특히 마지막 ‘귀아자자’가 ‘지화자자’일 것이라고 의견을 낸 것은 원가사와 일치한 ‘정답’이었다. 또 43번째 마디의 ‘조고(祖姑)도 좋네’라는 가사도, 최 문화원장이 의견을 낸 ‘좋고도 좋네’가 원곡과 일치했던 것으로 이번 취재결과 밝혔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뜬구름 잡는 식의 불필요한 논쟁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최규영 문화원장은 “옛것을 그대로 보존하지 못한 것은 우리 모두의 불찰”이라며 “군가를 새로 제정해야하는 것은 별개의 얘기로, 이제 원본을 찾은 만큼 잘 보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기 애향운동본부장도 “군가 원곡을 찾은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옛날에 불렀던 군가 가사와 현재 군가 가사가 달라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제 원곡대로 다시 정확하게 부를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작사자 김재영옹은 광복이후 7대 진안군수(재임 1950.7.23~1954.2.9)를 역임했고 재직 당시 우리 고장 내 학교에서 근무하던 작곡자와 함께 진안 군가를 완성, 제정했던 것도 이번 취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진안읍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이아무씨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배우고 행사 때에 부르기도 했다”라며 “지금은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또 이아무씨는 “고향사랑의 기본이 되도록 군가 부르기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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