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진안읍 맞춤형복지팀 윤안순

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으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며 살고 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오가는 시점에 문득 그녀가 궁금해졌다. 진안에 살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1호. 10년 전 만났을 때는 마음으로 대화하지 못하고 줄 것만 주면 되는 그런 관계였던 것으로 기억되어 미안한 마음이 컸다. 갑자기 방문한다는 전화에 어색함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의 마음을 아는지 살아온 이야기를 술술 해 준다.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또 배운다. 그녀의 삶에서 희망을 보고 나 또한 힘을 내본다.

진안에 와서 남편 내조와 자녀 양육, 식당에서 일을 하는 등 열심히 살아왔지만, 빚이 많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이렇게 저렇게 지내다보니 시골에서 부부가 따로 일하는 것보다 같이 하는 게 낫다 싶어, 토지를 임대하여 수박과 고추 농사를 짓고 있다. 남편은 심근경색으로, 본인은 허리디스크로 고생하고 있지만, 우리보다도 못한 사람 도와주라고 이야기한다. 한국처럼 복지가 잘 된 데가 없다며, 어려울 때 많이 도움 받았다며 이제는 다른 사람한테 주라고 하신다. 

이제는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말하기도 뭣하다. 한국사람, 진안사람이 된 그녀에게 북한은 고향이기 때문이다. 타지역에 사는 북한이탈주민과도 왕래하고 보듬어주며 잘 지내고 있으며, 어느 누구보다 진안 홍보대사로서 진안을 사랑하는 그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런 그녀를 자주 만나고 이야기하며 동네 언니처럼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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