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주(81, 마령면 강정리)

실록의 계절.
오월의 하늘은 마냥 푸르기만 하다.
뜨거운 햇빛을 피에 늦은 점심을 먹고 밭으로 갔다.
금년앤 마늘도 별로고, 요즘 잦은 비로 잔풀들이 제 세상을 맞은 듯.
얼기설기 자라서 구석구석 잔풀을 뽑느라 진땀이 난다.
뽑아도 뽑아도 이놈에 풀씨는 어디서 날아와 자라는지.

풀을 뽑다 지친 마음을 달래려 언덕에 누워 잠시 쉬면서 서산에 지는 해를 바라본다.
오색구름에 쌓여 석양에 지는 해를 바라본다.
모든 게 신기한 세상.
해야. 너는 어디로 갔다 어디서 오는거니.
나도 너처럼 이 세상 어딘가를 왔다 갔다 하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따라 니가 마냥 부럽기만 하구나.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