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문화, 우리가 지켜야"
"우리 전통문화, 우리가 지켜야"
  • 박종일 기자
  • 승인 2007.03.15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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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무형문화제 기능보유자 매사냥꾼 박정오씨
▲ 백운면 백암리 원촌마을 박정오씨가 지난 8일 전라북도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매사냥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꽃샘추위로 찬 기운이 감돌고 있는 백운면 백암리 원촌마을에 위치한 옛 기와집은 세월의 무게를 간직한 채 나무로 만든 마루와 창호지를 바른 방문이 토속적인 정취를 자하내고 있다.

이곳에 전라북도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 매 사냥꾼 박정오(66)씨가 살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주인의 허락을 받아 방문을 열고 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아랫목에 놓여 있는 나무 위에 한 마리 산지니(산에서 자라 여러 해가 묵은 매)가 발에 끈이 묶여 불이 켜진 형광등 아래에 자리를 잡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산지니는 방안으로 들어서는 낯선 방문자를 바라보며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세우고 방문자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박정오씨의 말에 의해 경계심을 풀었다.

“생매로 자연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며 사냥을 했지만 사람에 의해 길들여지면서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방에서 생활을 하고 있죠. 그래서 사냥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밝은 환경을 위해 형광등과 텔레비전을 켜주고 있어요.”

매 사냥꾼 박정오씨. 그에 대해서 관련 전문가 3인이 현지조사 통해 지난 8일 전북 문화재 기능 보유자 제20호로 지정됐다.

 

박씨는 백운면에서 태어났다. 또한 고인이 된 매 사냥꾼 김용기 옹으로부터 매 사냥에 대한 모든 지식을 전수 받아 오늘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에는 마을 어른들이 매 사냥을 하는 것을 많이 보고 자랐죠. 매가 꿩을 낚아채는 것을 보고 재밌다 는 생각을 했어요. 그 후로 성장해 매 사냥을 하시는 분을 수소문 끝에 찾아가 전수를 받았어요. 이제 28년에서 30년 가까이 매사냥을 위한 삶을 살고 있어요.”

 

김용기 옹으로부터 전수를 받은 박정오씨는 처음 사냥에 대한 감회를 이렇게 전하고 있다.

“전수를 받고 매사냥을 나가 꿩 한 마리를 잡았을 때 그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매사냥을 위해서는 겨울에 한 번도 빠짐없이 꼭 사냥을 했을 정도니까요.”

매사냥 기능 보유자 박정오씨의 사냥법·도구제작 등의 기능전승이 다른 지역 보다 우수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박정오 기능 보유자는 매사냥과 관련된 전통적 기법·제작기능 등이 숙련된 모습을 보여주며, 매사냥 관련도구를 보유하고 간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매에 대한 습성에 대해서도 남다른 경험을 쌓은 후에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매의 먹이는 생고기를 먹죠. 소고기, 닭고기, 쥐 등을 잘 먹죠. 하지만 돼지고기는 먹으면 안돼요. 돼지고기를 먹이면 눈이 먼 다는 말이 있었어요. 또 직접 먹여본 경험에도 돼지고기는 매에게 치명적이었어요.”

박정오 기능 보유자에 따르면 대전에서 유일하게 매사냥 무형문화재 지정된 박용순씨 도 박씨에게 전수를 받았다고 한다.


기능 보유자 매 사냥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서 몸가짐을 잘해야겠죠. 또 매 사냥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매 사냥을 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죠.”

매 사냥을 위해서는 7~8명의 몰이꾼과 망을 보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 인원은 매를 몰아 주는 사람들과 꿩을 낚아채고 난 후에 어느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번은 매를 놓친 적이 있어요. 저녁 무렵이 다되어서 망을 보는 사람들이 내려가고 있는데 꿩이 날아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매를 놓았는데 어디로 갔는지 찾지 못해 놓친 경험이 있어요.”

매사냥 전날에는 다음날 사냥을 위해 철저하게 지키는 일이 있다. 다름이 아닌 바람이 불고, 눈과 비가 내릴 때에는 사냥을 않는다.

 

“매사냥에 금기사항이 있어요. 먼저 다음날 사냥을 위해 매 먹이를 주지 않죠. 왜냐면 매에게 먹이를 많이 먹이면 배가 부르면 먹이를 잡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죠. 또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날씨에는 매 깃이 젓어 날지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바람이 불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때는 매가 먹이를 향에 날아오르지만 바람이 불거나 깃이 젓어 먹잇감을 잡으려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 될 수 있으면 사냥을 하지 않고 있어요.”

한국전쟁 전에는 매사냥이 성행했던 곳 중 한곳이 우리군이다. 하지만 이 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될 시기가 왔다. 대한민국에서도 몇 안 되는 매사냥 기능 보유자 박정오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매 사냥은 단 시간에 배울 수 없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배우겠다는 노력이 필요해요. 3년에서 5년의 시간을 투자해 배워야 하기 때문이죠. 서울에서도 1년에 한번 겨울에 매사냥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있어요. 먼 곳에서 매사냥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데 주위에는 없는 것이 아쉬워요. 전통문화를 지키고, 매사냥 보존을 위해서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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