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으며 행복 쌓던 원영훈 경장 암 투병

▲ 앙상한 감나무 옆에 주인의 손길이 멀어진 집이 덩그러니 서 있다.
이제 하나씩 행복한 날을 이어 가던 한 청년이 자신의 꿈도 채 피워보지 못한 채, 병마와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올해 38세의 원영훈 경장. 그는 2005년 진안경찰서 마이지구대에 전입해 우리 고장의 풍요로움에 푹 빠져 기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런 그에게 진안은 복덩이 첫딸을 선물로 주었다.

 

아내와 함께 세 식구가 진안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싶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꿈꾸던 언덕 위의 작은 집을 생각하며 주천면 대불리에 땅도 샀다.

“이렇게 좋은 곳은 난 처음 봐요”라며 좋아했다고 하나밖에 없는 이웃 이병순(62)씨는 전한다.

마음속에 품었던 꿈을 이뤄가기 위해 흙벽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집을 지었다.

“뭐하러 그리 긴 기간 고생하느냐”는 이웃의 말에도 그는 “오랫동안 꿈꾸어왔던 것이라 전혀 고생이 아니고, 오히려 행복하다”며 1년 남짓 손수 집을 지었다.


♦ 갑자기 다가온 병마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병마는 그의 꿈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지난 2월 초순, 아픈 몸을 가누지 못해 병원으로 급히 가 종합검진을 받아본 결과 ‘기관지 및 폐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것도 폐암 4기.

전북대학병원과 서울대학병원을 오가며 재검진을 받고, 항암치료도 받았다.

그리고 지난 9일에는 뇌부종에 관련된 수술도 받았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원 경장을 돕기 위해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도 나섰다.

 

진안경찰서(서장 백순상) 직원들은 두 번에 걸쳐 성금을 모아 가족들에게 전달하고 위로했다. 하지만,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에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진안경찰서 한 직원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며 “많은 사람의 참여”를 원했다.

어서 일어나 첫 딸을 가슴에 보듬고 손수 지은 흙벽돌 집에서 행복하게 살며, 훌륭한 경찰관으로서 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가족들은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