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의장과 약속한 것마저 입장 바꿔

▲ 김정흠 군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7공구 현장 사무소를 방문해 민원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가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주민들의 불편을 외면한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군의회 김정흠 의장을 비롯한 6명의 의원은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7공구 공사와 관련,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자 현장 사무실을 직접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용대마을 주민들의 통행로가 될 통로박스가 기존 통행로인 농로보다 높게 시공되어 있어,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로 정상부근까지 200m 정도를 올라간 뒤 다시 내려와야 하는 불편에 대해 도로공사 측의 입장을 들었다.

7공구 현장 주감독인 한국도로공사 김형무차장은 “모든 공사는 경제성을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며 “주민들의 주장대로 기존 농로의 높이에 통로박스를 설치할 경우 200m에 달하는 거리를 박스로 연결해야 하는 공사로, 완공 후 역시 통행이 불편하고 범죄에도 노출 될 수 있다”며 기존의 방침에서 변함이 없을 것임을 밝혔다. 이어 “주민들이 높은 통로박스를 올라갔다 내려오는 불편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안전장치 설치와 연결 도로를 9미터 더 연장, 경사도를 1.8% 더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에 이한기 의원은 통로박스를 상단부에 설치된 것과 관련해 “결국, 주민들은 경사도로 통행해야 하는 불편이 생겼다”며 “지난해 10월 주민들에게 도로 하단부에 설치될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은 어떻게 된 것이냐? 경제성을 따지며 통로박스를 상단부로 설치해놓고, 정작 불편을 겪으며 그 길로 다니는 주민들의 시간적, 물질적 손해에 대한 경제성은 왜 무시당해야 하느냐?”라고 따졌다.
이 의원은 또 “세동천 횡단교량 설치를 주민들이 원하고 있으나, 도로공사 측이 공사구간 밖이라고 검토도 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불편을 겪는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는 시각이 없다”고 주민들의 불편을 외면하는 도로공사 측의 자세를 질타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지난 2005년 7월과 8월에 있었던 솔개 골 농경지 침수피해에 대한 도로공사 측의 입장을 들었다. 김형무차장은 “솔개 골 하부 배수시설 정비는 고속도로 건설과는 무관하며, 현 배수 능력으로도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단언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정흠의장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중재로 군과 공사 측이 양분해서 공사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약속이 있었으나, 오늘은 건설과 무관하다며 입장을 바꾸었다”며 “당시 현장에 본인이 있어서 듣고 합의한 것에 대해 이 같은 말을 듣는 것은 군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본인을 우롱하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솔개 골의 배수시설은 이미 군에서는 약속한 대로 총 길이 630미터 중 370미터 구간을 정비완료하였으나 도로공사 측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김정흠 의장은 “7공구 주감독을 도로공사의 대표자로 보고 이 자리에 온 것이고, 공신력 있는 기관의 대표자끼리 약속을 한 것에 대해 전임 주감독이 전보를 갔다고 해서 이렇게 말을 바꾸면 앞으로 녹음기를 들고와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충분히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이니만큼 이른 시일 안에 공사를 해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또, 김의장은 “공사하는 입장을 이해해서 군의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이동해 공사 측의 의견을 들으며 군민의 소리를 대변하고 있는데, 도로공사 측은 법을 따지며 우리 지역 주민들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요구사항에 대한 성의 있는 검토와 이행이 없다면, 본사로 직접 찾아가서 주민의 뜻을 관철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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