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운장산 고로쇠 축제

▲ 전야제가 있던 9일, 주천 풍물사랑회가 신명나게 악기를 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운장산 고로쇠축제에 대해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9일 시작해 11일 마친 운장산 고로쇠축제는 궂은 날씨로 인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행사 프로그램의 빈약함과 홍보부족으로 인한 적은 참여자는 문제점으로 남아 축제의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마령 출신으로 서울에서 살고 있는 강신창(59)씨는 “많은 사람이 오지 않아 아쉽다”며 “고향의 축제라 들뜬 마음으로 내려왔는데 지역주민조차 많이 오지 않은 것 같아 약간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안천면에 거주하는 한규도(44)씨도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몰라도 질서가 없고 행사가 알차지 않다”고 지적한 뒤 “손님이 없는 상황에서 주민만 고생하는 것 같다. 행사날짜 조정을 통해 많은 사람이 올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개선의 필요성을 말했다.

▲ 주천면 부녀회원들이 축제에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고로쇠 비빔밥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이 같은 의견은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도 대부분 인정하는 분위기다.
운장산 고로쇠 작목반의 한 회원은 “외부 홍보 부족으로 집안 잔치로 전락했다”며 “18리터 1통을 지난해 5만 원에 판매했으나 올해는 4만 원에 판매하는 등 가격을 낮춰 적극적으로 팔고 있으나 매출이 시원치 않다”라며 축제의 의미와 결실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행사를 총괄한 이부용 진안 운장산 고로쇠축제 추진위원장도 “준비 기간이 짧았다. 행사를 준비한 공무원도 도중에 인사이동으로 바뀌는 등 여러 가지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용 참조>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결과를 얻으려는 것에 대한 경계의 시각도 있다.
부귀출신으로 경기도 성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주우선씨는 “아직 세 살이잖아요. 열 살 정도까진 지켜봐야죠”라고 말했다.

▲ 비가 오는 가운데 많은 관광객이 초대가수의 노래에 맞춰 즐겁게 춤을 추고 있다.
여러 가지 공연으로 축제 이어져
제3회 진안 운장산 고로쇠축제는 전야제 날부터 바람이 세게 불더니 본 행사일에는 비까지 내려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준비한 행사는 정성스레 펼쳐 졌다.
첫날 주천풍물사랑회 공연을 시작으로 고로쇠 증산을 기원하는 기원제를 갖고, 불놀이를 하며 전야제를 가졌다. 둘째 날도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행사를 갖은 후 여러 가지 공연을 펼쳐 축제의 분위기를 이어 갔다. 점심때는 운장산 고로쇠축제의 백미로 자리 잡은 고로쇠비빔밥 시식회가 있었다. 주천면 연합 부녀회(회장 엄기분)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고로쇠비빔밥은 고사리, 콩나물, 상추는 물론이고 취나물과 봄 냄새 물씬 풍기는 돈나물까지 첨가한 ‘기찬 비빔밥’이었다. 우리 고장 인심을 그대로 표현하듯 돼지고기 듬뿍 넣어 만든 김치찌개도 비빔밥만큼 인기였다.

▲ 전통문화체험장 코너에서 한 행사 참가자가 떡대를 내려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엄기분 부녀회장은 “14말의 쌀로 밥을 했어요. 힘들지만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도와줘서 할 수 있었어요”라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면사무소 직원 부인들이 설거지를 도와 줬어요”라고 말했다. 또, “힘든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발 날씨가 좋아서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원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무대에 오른 전라북도립국악원 소속 꽃다지 민요공연단은 잘 짜인 작품으로 큰 박수를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이어 각설이 공연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초청가수와 함께한 운장산고로쇠 가수왕 선발대회를 열었다.

‘꽃바람 여인’을 불러 가수왕으로 뽑힌 이용화(주천풍물사랑회소속)씨는 부상으로 텔레비전을 받고 “공주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이 텔레비전이 없어 사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을 타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가 내리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댄스팀과 함께 춤을 추며 흥을 돋우는 사이에 비는 굵기를 더해 이상의 순서는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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