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선진의 “올 봄, 진안고을 사람들 책바람이나 나볼까?”(15)

▲ 지음 : 장순욱, 출판 : 살림출판
“ 우리 부인 잔돈에 목숨 걸지”
우리서방이 늘 나를 보고 하는 말이다. 사실이다. 아니 사실처럼 보인다. 둘이 길을 나서면 큰돈 지불은 서방이 하고 거스름돈은 내가 챙긴다. 그렇게 받아 챙기는 그 돈들이 나의 기분을 솔찬히 업 시켜준다. 그런 나를 서방은 속으로 다행이라 여길 것이다. 왜? 큰돈을 못 주니까. 하지만 나의 잔돈선호가 그런 서방의 능력을 충분히 감안한 나름대로의 맞춤이란 것도 알까?

그런데 이렇게 잔돈을 좋아하는 내가 참말로 부자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거다. 우선 푼돈에 대한 사전적 정의
푼돈 :몇 푼 안 되는 적은 돈, 많지 않은 몇 푼의 돈이라 되어 있다. 푼돈은 통념상 오 천 원 미만의 돈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정의에는 하찮은 것이라는 대다수 의식의 단면이 보인다. 그러나 이제 그 정의를 바꿔야 한다.
푼돈 : 부자를 만드는 마법의 작은 돈으로 말이다

필자가 예로 든 푼돈의 항목 중에 제일 많은 게 담배값이었다.
그런데 버는 노하우보다 노랭이노하우에 일가견이 있는 우리서방께서도 이 담배 값을 들고 나오자 머리부터 돌린다. 이래서 그에게 담배 값은 바람에 날려버리는 거대한 푼돈이 될 것이고 푼돈이 만들어주는 큰돈의 투시도는 영영 보여주지도 못하고 말 것 같은 절망감이 이 순간 내 가슴을 가득 채운다.

사실 나는 월급을 받는 일을 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돈을 못 번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모든 노동이 돈으로 환산되는데 날마다 내가 하는 일상의 노동도 다 값으로 매겨 남보기엔 놀아도 당당한 사람이고 이런 나이다보니 큰돈 만져볼 기회가 없어 잔돈을 더 좋아하게 된 것뿐이다. 각설하고- 이 책에서 건져 올린 푼돈에 관한 명언 내지는 금과옥조를 늘어놓을 것이니 자신에게 꼭 맞을 맞춤문장 하나 건져 올리면 당신이 지금 갖고 있는 오늘의 푼돈이 내일은 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기적의 문장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눈여겨 보시라.

1. 자연의 이치는 부든 권력이든 순환을 원한다.( 부자 삼대 안 간다)
2. 푼돈의 충성심-돈 없을 땐 벌게 해주고 번 뒤에는 지켜준다.( 부자들이 더 푼돈에 벌벌 떤다)
3. 왼손이 아낀 푼돈을 오른손이 모르게 ( 공돈 생겼다고 기분 내지 않기)
4. 지출한 뒤 저축이 아니라 저축하고 지출할 때 푼돈은 충복이 된다.
5. 하루에 십 만원을 썻다면 한 달에 삼백만원을 쓴 셈이다
6. 젊은이들이 너무 현실적이다? 꿈과 낭만이 사라진 상황에서 현실적인 꿈 을 꾸는 것일 뿐이다.
7. 돈의 절대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에 대한 심리적 착각에 빠지지 말 것
8. 백 달러를 벌기보다 1달러를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는 다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누군가는 현재 진행형인지도 모른다. 푼돈을 아끼고 있다면. 돈의 절대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는 무얼까? 만원짜리를 9,000원에 살 수 있다면 발품팔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도 백오만원짜리가 백사만원이라면 굳이 발품을 팔지 않는 대중적 소비현상을 지적하는 말이다. 앞서 만원의 비율은 10%였지만 백오만원의 비율은 1%도 못미치는데서 오는 심리적 착각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째째하게 살다보면 그 마음도 쩨쩨해질 것 같다고? 그러나 결코 아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는 말 우리는 귀에 못박히게 들었다. 그 몸 건강 최전선에 푼돈이 있다. 푼돈을 절약하려면 몸이 고달프다. 몸이 돈 대신 움직여야 한다. 택시비 아끼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고 버스정거장까지 걸어야 하고 싼 곳 찾으려면 발품은 필수. 그렇게 부지런하다보면 몸이 튼실해진다. 어느 새 통장의 숫자도 불어나기 마련. 그 숫자를 보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부자 되는 상상을 하면 저절로 세상이 예뻐 보인다

푼돈을 아끼다보니 차 한잔의 여유 어쩌고 하며 실속 없는 만남도 접게 되고 그런 당신이 할 수 있는 취미는 독서가 되지 않을까? 도서관의 책은 공짜로 빌려주니까. 당신이 처음 집어든 책 이 ‘푼돈의 경제학’이 아닐까? 이제 당신의 생활이 심플해지고 마음도 심플해진다. 남은 건 당신의 삶이 건강해지는 일. 부패의 온상인 은근한 술자리 따위 푼돈으로는 어림없으니까.

부자가 되기 싫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아무나 부자가 되나’ 하며 쓸쓸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부자는 아무나 된다! 이 책을 읽고 푼돈을 자기의 충복으로 부릴 수만 있다면. 그러나 나는 이 순간 참으로 애석하기 그지없다. 담배값이라는 운을 뗀 바람에 우리서방 이 책에게 눈도 주지 않으니. 그러나 여러분들은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 내가 늘 하는 말. 내가 부자가 아니라도 친구가 부자인 것은 좋더라. 내 친구처럼 부자 된 여러분이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면 나 하나쯤은 부자를 포기해 줄 수 있다. 내 몫까지 부자 되시라. 푼돈의 단단함이 그 기초가 된 부자는 삼대도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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