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후 10개월, 박물관 등록도 못한 진안역사박물관
박물관 등록 여부도 파악 못 한 군, 역사유물 관리책임 허점

▲ 진안 역사박물관 수장고에는 지난 1월에 구입한 256점의 유물을 비롯해 목판 등이 보관되어 있다.
2006년 6월 개관한 진안역사박물관이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박물관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박물관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군은 박물관 등록에 대한 절차는 물론 현재 진안역사박물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실조차도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우리 지역 역사유물에 대한 군의 관리책임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박물관 또는 미술관 등록 요건을 살펴보면 박물관 자료 또는 미술관 자료가 100점 이상이거나 100㎡ 이상의 전시실 또는 2000㎡ 이상의 야외 전시장, 자료실·도서실·강당 중 1개 시설을 보유했을 경우 1인 이상의 학예사를 두도록 되어있다.
만약 학예연구사를 두지 않았을 경우에는 박물관 등록은 물론 소장유물의 등록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문예진흥기금이나 복권기금, 국·도 비 확보 등이 불가능하다.

진안역사박물관은 지난 2006년 6월 45억 2천만 원의 예산으로 7천195㎡의 터에 1천305㎡의 건축면적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에 3개의 전시실(역사관, 문화관, 기획전시실)과 영상실, 수장고,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민속품 840점, 용담댐 수몰지역 한국화 38점, 일제강점기 행정문서류 40점, 기증 고문서 250점 등 총 1천184점의 유물을 확보했다.
하지만, 우리지역의 소중한 유물과 유적을 보유한 진안역사박물관은 개관 이후 10개월이 넘도록 박물관으로 등록되지 못한 채, 우리의 소중한 유물이 방치되고 있다.

무관심과 업무태만...소중한 유물 방치

유물 보관하는 수장고, 관리소홀로 안전 위협

◆현황파악도 못한 군
이처럼 진안역사박물관이 박물관으로조차 등록되지 못한 채 우리의 소중한 유물과 유적들이 방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은 박물관 등록 절차는 물론, 진안역사박물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됐는지 여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박물관 등록과 관련 군 담당은 “박물관을 등록해야 하는지 몰랐다.”라며 관련 담당자에게 “박물관 등록에 관한 조건을 알아보라.”라고 지시했다.

지난 2006년 6월에 개관한 진안역사박물관이 10개월이 지나서야 박물관 등록과 관련된 업무파악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해 6월 개관한 진안역사박물관은 전문 학예연구사 자격을 갖춘 계약직 공무원이 박물관 등록에 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초까지 6개월 동안 박물관 등록이 가능한 자격을 갖추고서도 등록을 미뤘던 군은 학예연구사에 대한 재계약마저 포기, 이제는 박물관으로 등록할 수 있는 자격까지 상실한 상태다.
결국, 군의 무관심과 업무태만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물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도록 방치한 결과를 낳았고, 이로 인해 우리 지역 고유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지역주민과 후손들에게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할 박물관의 기능도 수행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보관 유물 관리에도 허점
군의 무관심과 업무태만은 우리의 소중한 유물들에 대한 방치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진안역사박물관은 박물관장 재계약 포기 이후 올 1월 고문서 등 256점의 유물을 4천9백만 원에 구입하였지만 자료정리를 비롯해 보존 및 활용에 대해서도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전문직 학예연구사가 배치되지 않음으로 인해 박물관 운영 총괄 및 자료정리, 자료수집, 전시내용 변화, 관람객 안내 등 박물관의 기본 업무조차 실행하지 못해 진안역사 박물관이 공신력마저 실추되고 있다.
더구나 박물관에 전시될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는 수장고는 습도 등의 관리 소홀로 인해 오동나무로 이루어진 중심부 기둥이 휘어지는 등 안전 대책마저도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지역의 한 역사 문화 연구가는 “현재 진안역사박물관은 2006년 6월 개관 당시 전시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대내·외적인 공신력이 실추되어오고 있다.”라며 “박물관의 기본이자 핵심 업무인 진안군민 소장 자료 등 사료조사 및 수집, 유물의 타지유출 방지를 위한 현황 파악 등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웅치전적지 성역화 사업 일환으로 1억 8천만 원의 예산이 확보되었지만 이를 주관할 전문가가 부족해 사업추진 부실화가 예상이 되고, 성역화 사업이라는 목적달성 또한 불투명해진 상태다.”라며 “지난 2월 말 종료된 문화유적 분포지도는 군내 각종문화제가 총 망라되어야 하지만 누락된 문화재가 수십 건이고 참고 문헌을 그대로 베끼거나 옛 사진을 그대로 수록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이 또한 전문가 미배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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