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앙상블공연
장용철 기자의 '객석'

꽃 잔치였다. 한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화사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고 그 아래 사람들은 누구라도 안아 줄 수 있는 넉넉한 웃음으로 행복한 마음을 나타냈다.
지난 16일 저녁 7시 느티나무 앙상블의 어울림 연주회가 ‘찾아가는 문화활동’이란 테마로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오랜만에 열렸다.

‘유리창엔 비’라는 가요곡으로 시작한 이번 제16회 연주회는 시인 조지훈의 시 ‘낙화’낭송(엄인주, 백운)과 아름나라 합창단·숲속의 오카리나(문화의집 프로그램) 단원의 깜찍한 연합공연, 그리고 댄스 스포츠(문화의집 프로그램)팀의 활기찬 무대가 한 송이 꽃이 피듯 어우러져 봄날 밤하늘에 아름답게 수놓아졌다.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피아노(키보드), 플룻 등의 악기로 구성된 느티나무 앙상블은 그동안 꾸준히 연주회활동을 하며 우리 지역 주민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해 주고 있다.

아직은 음악문화의 접근성이 부족한 우리 지역에서 이와 같이 늘 곁에서 이어지는 느티나무 앙상블의 연주는 척박하기까지 한 우리 지역 음악문화의 단비와 같은 존재로 많은 군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떤 사람은 연주회를 상차림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가지런히 차려놓은 반찬처럼 한 곡 한 곡이 정성스럽게 준비되고 연주되는 것이 같고, 그 반찬을 먹으며 맛을 느끼듯 연주를 들으며 느낌을 느끼는 것이 비슷하고, 식사 후 그리고 연주 후 느끼는 행복감이 같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항상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주는 느티나무 앙상블의 연주는 그래서 더욱 그 존재가 소중하다.
잔치의 맨 나중엔 가장 귀한 음식이 나온다. 이것은 연주회로 치면 그 연주회를 대표하는 성격의 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연주는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움을 남긴다. 날씨관계로 조금 변경을 한 연주곡이라 어쩔 수 없었을 것이나 원래 계획의 곡도 그러하여 연주회의 색깔이 없었다. 그냥 먹을 수 있는 봄나물 몇 가지가 있었을 뿐 봄을 차린 상차림이라 보기엔 부족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같이 이야기해야 하는 부분은 연주곡의 배열이다. 입맛을 돋우는 음식을 먼저 먹고 가벼운 반찬을 먹으며 주된 요리로 손이 가야하듯 연주곡도 절정으로 가기 위한 순서를 치밀하게 정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기에 마지막 부분에 연주된 곡은 연주회의 감초역할을 해야 하는 곡이지 하이라이트로 와야 하는 곡은 아니다는 이야기다.

또, 한 가지 덧붙이고자 하는 것은 불필요한 관객과의 호흡이다.
어울림은 나눔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울림 속에도 절제와 평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어울림이 된다. ‘감사의 인사’야 연주회 시간에는 지양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분’이 사양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치고, 순서에도 없던 군청 문화관광과 직원의 오카리나 연주는 이번 연주회에서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누구나 다 느꼈을 것이지만 그 직원의 실력이 특출나서도 아니었는데 왜 그 직원이 그 자리에서 연주를 한 것이고 할 수 있었을까? 실력은 무관하게 오카리나를 불 수 있는 성인이라는 특색 때문일까? ‘그 직원이 다른 과에 근무를 하거나 일반인이었다면 똑같은 기회가 있었을까?’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는 순서였다고 본다. 관객과의 호흡인 어울림은 그 때문에 더욱 절제와 평등에 기초해야 한다.
봄 바람은 살랑살랑 불어 총각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 느티나무 앙상블의 조화로 피어난 꽃이 날개를 달아 더욱 높이 멀리 날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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