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진안치과원장

10월 6일 진안 문화의 집에서 2005년 수요자 중심 참여형 예산 편성 설명회가 있었다. 새해 예산 편성을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과거에 비해 새로운 시도이며 바람직한 일이다. 일회성 행사로 끝날 게 아니라 앞으로 매 해 예산 편성을 확정하기 전, 군민들의 더 많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수렴할 수 있는 설명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미리 설명회나 토론회를 거친 예산이 의회에서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검토된다면, 보다 나은 예산 편성이 될 것이다. 진안군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여론 조사를 보면 가장 많은 의견이 소득 증대에 관한 것이다. 비록 소수가 여론 조사에 참여했지만 대다수 주민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된다. 진안의 대표적 작물이라고 하면 인삼(홍삼), 고추, 돼지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삼의 경우는 인접한 금산에, 고추는 임실에 비해 이름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진안의 현실이다. 금산이나 임실의 경우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어 같은 작물로 따라 잡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이라도 진안의 상징적 작물을 설정, 개발하고 치밀하게 계획하여 장기적으로 홍보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진안에 이웃한 장수군의 사과 성공 사례도 배워야 할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군에서는 한방과학 단지를 추진하여 한약재 유통을 중심으로 성장하려는 계획이지만, 행정 하나만 가지고는 성공하기 힘든 사업이다. 주민의 한약재 생산과 행정이 잘 맞물려 나가야 주민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다. 일방적 행정적 진행이 아닌 소 도읍 사업도 함께 주민에게 설명하여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며 추진되길 기대한다. 처음 열린 예산 설명회에서 이 모든 것을 기대하기는 무리지만 점차적 발전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며, 지역민들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 본지(本誌)10월 19일자 보도에 의하면 진안농협에서는 용담 상전 두 지소를 곧 폐쇄할 것이라 한다. 경영상의 문제와 금융 사고로 인한 중앙회의 압력 때문이라는 것이 진안농협의 설명이다. 상전 지소의 경우는 읍과의 거리나 지소의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상전면 조합원의 불편함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용담면의 경우는 다르다. 지리적으로 진안읍 보다는 금산이 더 가까울 뿐 아니라 지난해 일어난 금융 사고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잃는 불편함을 겪기까지 했다. 경영상의 부실과 금융 사고는 조합원의 책임이 아니다. 물론 원론적으로는 조합의 주인인 조합 농민들의 잘못이 되지만 실제 조합 경영은 임직원이 도맡은 현실이다. 여러 의미에서 농협의 개혁은 절실하다. 두 지소를 폐쇄해야 될 경영상의 어려움을 안고 있는 조합에서 임금 인상을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물론 임직원에게 고임금을 지급하여 열심히 일할 의욕을 주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두 개의 지소를 폐쇄해야 할 처지라면 달리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임금 인상의 경우 임직원 모두 일괄 인상하였다고 한다. 불가피한 임금 인상이 있어야 했다면 하급 직원은 많고 상급직원은 작던가,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던가 해서 조합원인 농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비조합원인 위치에서 여러 말하는 것이 남의 집 살림을 간섭하는 것일 수 있겠다. 그러나 농업과 농민 발전의 중요한 한 축을 농협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농협의 개혁이 요구되는 것이며 묵과할 수 없음이다. 용담 지소의 완전 폐쇄가 아닌 다른 합리적인 방안을 기대한다.광주, 전남 농협 국정감사 보도를 보면 광주, 전남의 경우 조합장의 평균 연봉은 2001년 4700만원이었으나, 지난 해 6300만원으로 2년 동안 36%나 인상됐다. 조합장들은 고액 연봉 외에도 업무추진비로 평균 2600만원을 받아 한해 보수가 무려 평균 9000만원에 육박했으며 조합이 적자에 허덕여도 직원들에게 연봉부터 우선 지급하고, 배당은 쥐꼬리만큼 하고 있다며 조합장들이 선거를 의식해 임금을 대폭 올리고, 조합장과 직원들이 서로 앞 다퉈 임금을 인상해 담합의혹마저 일 정도다는 비난을 받았다. 진안의 경우 알 수는 없으나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으며 지역 농협 개혁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쌀 개방 압력과 갈수록 위축되는 농업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총체적 개혁이 필요할 때이다. 중앙정부의 농업을 소외시키는 정책을 바꿔야 함은 물론이며, 지역 자치단체 역시 주민인 농민을 위한 정책을 해야 한다. 농협도 신용 사업 중심이 아닌 경제 사업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개혁의 중심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농민이, 지역의 주인이자 주민인 진안군민이,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이 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누가 해주길 기대하고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주인의 자리를 되찾고 힘을 모아 이루어내야 한다.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