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글

▲ 추 원 호 (건축사,전북시민포럼운영위원)
2001년도에 완공된 용담댐은 총사업비 1조110억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이었으며 저수 용량이 8억톤이 넘는 국내 다섯 번째로 큰 다목적댐이다.
용담댐으로 인한 수몰민이 1만2천600여명이었고 이들 수몰민들의 삶의 터전인 고향을 수장시킨 채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다.

지금 남아 있는 수몰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생계를 위한 농토가 부족하고 어업권을 가진 부락에서만 어로 채집 등으로 경제활동을 꾸려 나가고 있는 실정이며, 산간지역에 있는 부락 주민들은 곶감 재배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 왔으나, 지금은 자주 발생하는 안개 때문에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초기 탈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 이래저래 곶감 재배가 힘들게 되었고 생계유지에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전북 도민의 상수원 공급처인 용담호를 만들기까지는 이러한 주민들의 희생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용담호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골프장을 부귀면 원봉암 일대에 설치해 주기 위한 사전 심의들이 통과되어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유예가 유명무실해져 버렸다. 용담댐으로 인한 상수원을 공급 받고 있는 전북도는 용담호를 맑고 깨끗한 1급수로 유지해야 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간과하고 있지 않는지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진안군 부귀면에 들어설 골프장은 용담호 상류에서 수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더욱이 높은 지역에 설치함으로서 장마철 때나 공사 중에도 여러 가지 부유물들이 용담호로 직접 유입되어 오염시킬 위치에 있다.
골프장하면 그린(양잔디)을 보호하기 위해 고독성 농약성분이나 살충제를 뿌리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즉, 각 홀마다 설치된 그린(양잔디)위에서 골프공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토양을 평평하게 다져야 하고 그린(양잔디)을 잘 가꿔야 한다. 그 토양 속에서 지렁이나 벌레들이 땅을 뒤적거리지 않게 하기 위해 땅속에 살충제나 농약성분의 약품을 지속적으로 살포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골프장을 양호하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각 홀마다 곱게 다져 놓은 그린(양잔디)과 잔모래 등을 잘 다스려야 골프 애호가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퍼블럭 코스가 아닌 27홀 이상의 정규코스로 건설하기까지는 많은 토양유실과 하천오염 그리고 생태 환경 파괴 등이 뒤따를 것이고 추후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하수를 팔 수 밖에 없고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지하수는 배수가 잘되는 그린위에 뿌린 농약성분을 토양 깊숙이 스며들게 하여 지하수 심층 자체를 오염시키면서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에 일명“녹색사막”이라 부른다. 더욱이 도민의 생명수인 용담호로 유입될 우려가 있는 고농축 농약성분을 지속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운동시설을 용인한다는 것은 전북도민의 생명을 도외시한 채 업자측의 손만 들어줄 뿐이다.

이러함에도 일부 언론에서는 용담댐 상류에 골프장을 설치해도 아무이상이 없다고 항변한다. 더욱이 진안군의 세수입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이를 승인 검토 하려는 당국의 처사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용담댐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유예조치는 용담댐 주변 주민들에게 재산권행사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주민들의 의견을 감안하여 전북도가 배려한 것인데 결국은 전북도민의 생명수를 보호해야하는 전북도가 상수원 보호구역 유예조치를 해줌으로서 오염 시설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 같다.

문화 관광부에서도 골프장 건설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광역 상수원의 취사구부터 상류로 20Km 이내로 두었다. 진안군 부귀면의 골프장은 용담댐으로 들어오는 지류에 속해 있고 용담호 상류에서 수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결국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유예조치는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루어진 절차였지만, 이를 구실삼아 용담호를 오염시키는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는 심사숙고 해 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상수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여 1급수로 수질을 보호하거나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 6~7월은 장마철이 된다. 해마다 다가오는 장마철 때면 용담호로 유입되는 쓰레기와 농약병으로 수자원공사 측은 홍역을 치루지만 용담호로 들어오는 쓰레기와 농약병 때문에 용담댐을 오염시킨다고 아우성칠 것이 아니라 정작 도민의 생명을 서서히 침식당하게 하는 오염시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비록 당장은 용담호 수질에 위해를 끼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농약 잔류물이 도민의 생명을 위해 서서히 잠식시킬 것이며, 지하수 오염과 생태계 혼란 등 자연 재해를 미리 예측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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