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연순씨
허 연 순 씨
안천면 삼락리 장등마을 출신
전 업 주 부(專業主婦)
중화1동한신A 부녀회장 역임
안천초등학교 제42회 동창회부회장 역임
청솔산악회 총무
재경안천면향우회 총무

동쪽은 철마봉이 있어 이 산을 닮은 주민의 기상이 협동적이며 진취적이다. 서쪽에는 장군바우날이 있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지켜준다. 남쪽 멀리에는 대덕산이 있어 주민의 성품이 온순하고 덕업을 권장하며 앞장서서 실천한다. 북쪽에는 지장산 정기를 받은 석가봉이 있어 자자손손 화합 단결한다.

어릴적 뒷메벌 산기슭에서 눈썰매를 즐기던 그 친구들과의 추억을 떠 올리며 허연순씨가고향이 수몰되기 이전 그 아련한 추억 속의 고향을 그림처럼 그려낸 고향의 이야기다. 그녀의 그 잊을 수 없는 기억 속에는 돌 던지며 소원을 빌었던 서낭당 고갯길도 있었고, 산나물 뜯으려 헤매쌓던 진등날의 추억도 잊을 수가 없었다. 일년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바가지 샘 감로천의 물맛도 그녀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이고, 정월 초 사흩날 마을 주민 모두의 건강과 일년의 풍년을 빌며, 동제를 지내던 뒷동산 당산나무도 아직까지 그녀의 추억 속에 남아있는 고향의 모습이다.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그 고향을 생각하며 가끔씩은 출렁이는 용담호 물결에 감추어져 버린 고향집도 생각한다.

허연순씨는 일찍 타계하신 아버지 허무열(94)씨와 현재 대전의 오빠댁에 살고 계시는 어머니 황염순(91)씨와의 사이에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그녀가 고향에 있었던 그 연대에는 농촌의 실정이거나 그 시대 농민들의 살아가는 그 모습들은 우리가 60년대 말, 또는 70년대의 그것들을 짚어보면 충분이 이해가 가는 일들이다. 거기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배고품. 그것을 기아(饑餓)로 표현 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이 있었다.

당시는 허연순씨가 상급학교 진학 길에의 그 꿈을 접고, 고향의 들녘을 지키면서 소설 「흙」속에서 깨달아 지는 자아의식을 키워가고 있을때였다. 짧은 자신의 지식 속에서도 그 시절의 농촌실정을 소설속의 그연대, 1930년대와 하나도 달라진게 없었음을 그냥 아쉬어 할 수 밖에 없었다.

문맹퇴치 운동. 농촌계몽 운동. 농민 속으로. 아는 것이 힘이다.
이런 구절들을 읽으면서 그냥 그렇게 그것 바로 내 곁에 있었던 현실이였는데도, 그렇게 소설속의 이야기로 지나쳤다가 이제 철들어 다시 주위를 살펴보니 그 현실들은 하나도 변한 것은 없다고 했다.

가정과 재산, 사회적 지위들도 버리고 고향을 이상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허숭 같은 공동체의식의 사람들은 지금도 우리의 주위에는 많이 있다. 기러기아빠를 양산하고, 원정출산을 하고, 남편의 지위를 이용한 부동산 악성투자에 목슴을 걸고 등등의 개인지향적인 윤정선 같은 사람들은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많다. 전통적 관습에 순응하는 유순이 같은 여성도 지금 우리 주위에 있어서 그래도 전통성 있는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전통은 지켜가는 것이다.

허연순씨는 자신을 스스로 전업주부(專業主婦)라고 지칭한다.
허연순씨가 스물여섯 살 적, 설흔 살의 황호성(58.부산출신.자영업)씨와 결혼하고 병일이와 병현이, 두 아들을 키우면서, 처음 삭을세에서 시작하여 전셋집을 전전하던 그 세월을 거쳐, 12년 만에 내 집이라고 마련하여 살아오는 동안 자신이 거쳐 온 주부의 역할에 대하여 크게 자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그녀는 소위 명사라는 인사들이 방송매체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때로는 고소를 금치 못한다. 부부가 만나서 살다보면 어찌 의견의 차이로 인한 다툼이 없겠는가 하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자신들은 평생에 한번도 부부싸움 없이 살아 온 닭살부부 같던 그들이 성격의 차이를 내세우며 얼마 후 헤어진다는 소문을 보면서 자신이 살아온 여인의 길이 얼마나 옳은 길인가를 행복해 한다.

그들 부부도 예외는 아니게 가끔씩 다툼의 틈새에서 자신들의 애정을 확인한다고 허연순씨는 그렇게 고백한다. 부모님의 문제로도 그들 부부는 가끔씩 충돌한다. 아이들의 문제도 그들 부부에게는 충돌의 레퍼토리가 된다. 생활 속의 모든 것들이 모든 부부들에게는 충돌의 잠재적 요인임을 그녀는 지적한다. 그것들을 해결하는 모든 능력은 면허 있는 전업주부인 자신의 책임이라고 그녀는 크게 웃는다. 그녀는 그의 남편을 사랑한다. 불같은 성격의 AB형 남편의 그것이나 O형의 그녀의 그것이나 그들 분쟁은 전쟁 일보직전에 남편의 왕개그맨적 유머감각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의 남편이 낭만적이고 감성적인 그의 성격으로 때로는 철없는 아내의 분위기를 유도하는 재주를 갖고 있음을 그녀는 자랑한다.

우리의 고향사람 허연순여사.
평범하게 태어 난, 평범한 고향에서, 평범하게 자란, 평범한 여인임을 그녀는 자랑으로 내 세운다. 평범한 전업주부로서 그녀는 앞으로도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 갈 것이다.

야생의 들녘에 여자로서 겪을 수 있는 좋은 일과 궂은일도 모두 알았다. 긍정하며 살아가는 생의 아름다움도 그녀는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녀는 그 아름다운 삶의 끝을 위하여 고집에 가까우리만큼 열심히 살았음을 자랑한다. 남편의 부성애적인 애정에 감싸여서 온실 같은 가정의 행복도 알았다. 감나무, 고염나무, 앵두나무 무성한 집 뒤안길의 추억을, 돗나물, 쑥, 달래, 냉이들로 만발하던 그 들녘의 공간. 이렇게 수몰되어 없어져 간 고향의 정서를 어린 시절 소녀의 꿈으로 엉켜진 그 곳에 이제 50대여인의 향수로 채울 것이다.
허영순씨H.P;017ㅡ248ㅡ8201

 / 서울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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