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에서>

송풍리 방화마을 산촌생태조성사업 중간보고회 현장에 갈 때만 해도 별다른 고민은 없었다. 사업 중간보고회라는 것이 으레 주민들에게 사업내용을 보고하고 박수 한 번 치면 끝나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화마을은 좀 달랐다.
용역업체의 보고가 끝난 후 자문위원과 담당 공무원은 적극적으로 주민의 편에서 의견을 피력했고 주민들도 나름의 생각을 밝혔다. 그 열띤 모습에서 희망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울릉도 하면 호박엿, 하는 것처럼 방화마을만의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고 특색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데 몇 차례 마을을 방문하면서도 그것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지적에 결국은 용역업체 관계자가 털어놓은 솔직한 심정이었다. 이는 특색있는 무엇인가를 찾지 못해 주민 의견과 다른 지역의 사례를 적당히 버무려 사업비 규모(10억 원)에 맞춰 사업계획을 수립했다는 고백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그 용역업체 관계자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몇 차례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 몇 마디 나누는 것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농촌현실이 해당 마을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갖춘 것도 아니다.

답답한 상황을 뚫고 나갈 돌파구가 필요한데 그 돌파구는 결국 지역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 방화마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주민교육을 포함한 컨설팅이었다. 한 번도 경험 없는 사람들에게 무작정 무엇을 만들어 내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지역은 훌륭한 자원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으뜸마을가꾸기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전문 공무원 인력과 마을 간사,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있는 지역 주민, 지역에 거주하는 관계전문가 등을 묶어 자체 컨설팅 팀을 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우리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컨설팅 팀이 방화마을에 전격 투입돼 답답한 주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면 얼마나 신날까. 산촌생태마을조성사업 과정과 끝난 후에도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지역 마을 가꾸기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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