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 고집, 논의 내용 숨길 이유라도…

군의회가 군민의 알권리를 막고 있다. 군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그리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군민의 대표기관이다. 또, 군의회는 자치단체의 의결기관으로 군민에 의해 선출된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곳에서 군민의 귀를 막고, 눈을 가리면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는 것 자체가 실망스러울 뿐이다.

군의회(의장 김정흠)는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송영선 군수가 출석한 가운데 용담체육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활력사업계획 전면수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를 받기로 했다.
지난 10일 열렸던 의원간담회에서 결정한 사항이다. 당일 군수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안건협의 일정을 12일로 연기했던 것이다.

일정을 별도로 잡아서까지 군수로부터 사과도 받고 설명도 들어야 할 만큼 의회에서는 두 사안 모두 중요하게 여긴 것이 틀림없다. 그만큼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면서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기자에게 나가 줄 것을 요구하는 의회 배병옥 전문 위원에게 그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그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

의회에서 군수의 출석과 설명을 요구하고,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모두 주민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주민을 대표하는 대의 기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해서 선거 때마다 얘기하는 주민의 심부름꾼 격하게는 머슴을 자처하던 모습은 벌써 잊어버린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밖에는 이번 비공개 회의 강행을 설명할 길이 없다.

오지 않는 기자를 불러서라도 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주민들에게 알려줄 것을 요구해야 정상이다. 의원들이 중요한 사안이라 판단했다면 그것은 주민들에게 중요한 사안이다. 당연히 주민들은 무슨 논의가 오고가는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알권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군수로부터 사과는 제대로 받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의원들의 ‘사과 요구’가 정당했다면 그것은 응당 주민들이 받아야 할 사과였다. 용담체육관 예산지원과 관련한 논의 역시 주민들이 당연히 그 내용을 알아야 할 사안이었다.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여야만 하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이번에는 군의회가 군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은 군의원들이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주민들의 알권리를 보호하기는커녕 나서서 막아버린 이번 군의회의 행태는 대의기관으로서 군의회를 인정할 수 없는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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