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완벽한 업무보고(?) … 입 다문 군의회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2007년도 군정주요업무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추진계획 설명’에서 보고를 받는 의원들의 준비되지 않는 모습은 군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일부 의원들은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의로 관계 공무원의 잘못을 꼬집기도 했지만, 즉흥적이고 초점 없는 질의 모습은 군정주요업무보고 내내 계속됐다.

설명하는 자리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군정주요업무 책자를 보지도 않고 참석해 질의를 하는 것 같다.”라면서 “다른 과는 질문을 하지 않으며 성의 없는 질문으로 곤욕스럽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해 본회의장 분위기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첫날인 24일에는 군수와 경영관리실장이 참석해 설명을 하였지만 하반기 군정업무 전반에 대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어느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고 있는 군 의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한 모습이다. 둘째 날에는 재난관리과에 대해 ‘용담댐 수몰민 직접 지원금 지금내역’에 대해 질의했지만 산림자원과에 대해서는 질의사항이 없었다.

또한 주민생활지원과 질의에서는 긴급복지지원 예산으로 2007년도 7,000만 원이 계상되어 있어 하반기에 4,000만원의 예산을 지원 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발생되는 긴급지원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만을 확인했다. 또한, 셋째 날에는 문화관광과, 환경보호과, 주민만족과, 건설교통과 등 4개 과에 대해서는 ‘질의사항 있습니까?’라고 묻는 군의장의 말에 의원들 모두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해 본회의장의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듯 군수를 포함해 14개 실과소단장이 설명을 했지만 질문은 고작 6개뿐이었고, 나머지 8개 실·과·소는 아예 질의조차도 하지 않았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진안군의회가 과연 주민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어보면 회의적이란 말이 먼저 나올 만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질의가 많고 적음이 의회활동을 잘 했는지 못했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의원간담회를 통해 집행부의 보고 소홀을 지적해 온 의회가 정작 업무보고자리에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의회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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