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4년 더 문화원 이끌 최규영 문화원장

▲ 최규영 문화원장
◆축하드립니다. 경선없이 무투표 당선되었는데?
=사실 다른 분들도 원장의 임무를 수행할 역량을 갖춘 분들이 많이 있는데, 내친김에 4년 동안 더 일 좀 하라고 양보해주신 덕분입니다.

◆앞으로 문화원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요?
=문화원의 설립목적 자체가 향토문화의 계발, 보급, 보존, 전승 및 선양이라던가 향토사의 조사 연구 및 사료의 수집 보존에 있으므로 더욱 면밀한 향토사 조사·정리에 힘을 쏟고자 합니다. 따라서 행사위주의 활동은 자제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아울러 예술부분은 예총 진안지부의 활동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미 진안군 향토문화백과사전을 편찬했습니다. 이 사전으로 지역의 향토사는 거의 집대성된 것인가요?
=어느 정도는 그렇지만 사전은 특성상 모든 사물을 구체적으로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향토사의 발굴, 보존, 선양사업은 얼마든지 남아있습니다. 또한, 이미 발행한 향토문화백과사전도 적은 예산으로 짧은 기간 안에 제작한 관계로 향토사의 상당부분이 누락되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백과사전이 모두 배부되고 절품된 상태이므로 수정 증보판 발행도 시급합니다.

◆축제발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마이산신령축제〉라는 주제가 일부 개신교 단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듯한데?
=고심들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알아보고 생각해봐도 답이 안 나와요. 사실 전국 자치단체의 300여 개 축제중 성공했다고 평가되는 축제는 3∼4개 정도이니 성공한 축제는 1% 정도인 것입니다. 이런 형편이니 다른 곳에서 이미 개최하고 있는 축제와 비슷한 축제를 따라 한다면 그 실패는 100% 보장된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 하는 축제가 거의 실패한 것은 관중이 참여하는 축제가 아니라, 보는 축제로 기획한 데에 있습니다.

위원회 활동을 하며 많은 의견도 들었는데 주로 홍삼에 관련한 축제나 맑은 물 등 청정자연을 주제로 축제를 하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깊이 검토를 해봤는데 전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홍삼이나, 청정자연환경은 우리가 아무리 주장해도 남들이 인정해주지를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입니다. 바로 마이산입니다. 그런데 마이산만을 주제로 하기는 곤란하고 잘 알려진 마이산의 전설을 생각하면 산신령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마이산신령축제라 했을 때 그 명칭이 가지는 폭발력으로 인해 홍보차원에서의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홍보가 잘되면 자연히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일단 성공의 전제는 확보되는 셈입니다. 또 산신령 이미지에 부합되는 이벤트를 유치한다면 축제의 성공은 보장된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개신교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요.
=축제발전위원회로서는 그 반대를 용납하기 곤란합니다.
먼저, 산신령은 현대사회에서 결코 종교일 수가 없습니다. 산신령은 순수하게 자연숭배사상이 녹아있는 풍속입니다. 예전에는 산에서 벌채를 하거나, 약초를 캐거나, 또는 공사를 하는 경우에는 미리 산신에게 고사를 지내는 풍속도 있었습니다. 그처럼 자연에 대한 외경의 정신은 요즘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을 개조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세태에서 오히려 선양되어야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음,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를 천명한 나라입니다. 종교의 자유란 남의 신앙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간섭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신앙이 옳다고 강변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일부 개신교 단체가 산신령축제에 대하여 자신들의 교리체계를 근거로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은 제발 자신의 신앙이 옳다고 생각되면 남의 신앙이나 생각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 중에서도 보수적이던 가톨릭은 이미 “교회 밖에서도 구원은 있다”라고 선언하며 타종교를 인정하였습니다. 자신의 신앙만 강조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다른 신앙, 다른 문화와 충돌이 생깁니다. 현재 기독교문화와 이슬람문화의 충돌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 산신령축제를 강행하신다는 말씀인지요.
=축제발전위원회가 집행기관은 아니니만큼 한다, 안한다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위원회로서는 진안발전을 위하여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입니다. 이 결정은 앞으로의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비난을 받을 것이므로 전 위원들의 명예가 걸려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결정이 납득할만한 문제점이 있어 채택이 안 된다면 모를까 개신교 일부 목회자들의 반대로 무산된다는 것은 용납 못 할 일입니다.

◆〈진안신문〉에 금당사에 대하여 ‘금당사 왜 이러나?’를 기고하셨는데?
=사찰의 주지는 성직자입니다. 자신이 봉직하고 있는 종교의 교리도 잘 알아야 하고, 실천도 남달라야 함은 물론입니다. 그럼에도, 금당사의 주지는 종교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불법행위를 자행할 뿐 아니라 전통사찰로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건축행위나 몰상식한 불상의 배치며 괘불탱 같은 문화재의 역외유출 등 상식을 벗어나는 행태를 계속 해와 문화원장으로서 그 시정을 촉구하는 뜻에서 기고한 것입니다.

◆상대방인 주지가 그 건으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는데?
=전통사찰의 주지는 공인입니다. 공인의 행위는 누구나 감시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사회가 금당사 주지의 불법, 부당한 행위에 대하여 너무 관대했습니다. 불법, 부당한 행위를 지적하는 사람도 없고 또 관계기관에서 바로바로 처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나 다름없습니다. 이런 생각에서 저는 사실을 들어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법에 저촉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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