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풍ㆍ안천ㆍ주천ㆍ조림초, 용담ㆍ안천ㆍ주천중학교 연합가을 대축제

▲ 송풍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인 7개 학교 학생들은 뛰고 놀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운동회의 백미는 역시 100m 달리기다. 아이들의 표정이 귀엽다.
송풍초등학교 운동장이 정말 오래간만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 주민들로 가득 찼다.
만국기 휘날리는 그곳에 뽀얀 먼지가 일고 아이들의 함성과 어른들의 웃음이 넘치면서 제법 흥겨운 한마당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송풍초와 용담중 아이들만으로는 휑했을 그곳에 안천초, 주천초, 조림초, 안천중, 주천중 아이들이 놀러 와 활기를 더했다. 학생들은 청팀과 백팀으로 나뉘어 ‘용담호 지역 연합 가을 대축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연합운동회를 벌였다. 7개 학교 아이들이 모였지만 서먹함이 아닌 흥겹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운동회를 펼쳤다. 일부 학교는 평소 학생 수가 너무 적어 운동회 자체를 개최하지 못해 이번 연합운동회는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금까지 운동회를 못해 아쉬웠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모여 함께 뛰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학부모 경기도 많아서 더 재미있고요.”
안천면에서 왔다는 데츠코(43)씨의 얘기다. 데츠코씨는 막 학부모 경기를 끝마치고 나오는 참이어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 용담호 축제
용담호 지역 연합 가을 대축제는 데츠코씨의 말처럼 점점 쇠락해 가는 농산어촌의 현실에서 소규모 학교가 처해 있는 불리함을 능동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에서 출발했다. 단위 학교로는 벌일 수 없는 다양한 체험활동의 기회를 소규모 학교가 모여서 만들어 내고 실천한다는 기획이었다.

오전부터 진행한 운동회는 학년별 닭싸움과 풍선 터뜨리기, 달리기, 박 터뜨리기 등 학생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경기와 유치원 아이들의 율동 등 학생 프로그램과 함께 학부모 화합 줄다리기, 돼지 몰러 나간다 등 학부모·교사 프로그램이 어우러져 풍성했다.

주천중학교에서 온 남궁선, 박상훈 군은 “햇볕이 너무 따가워 힘들지만 아이들도 깜찍하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고학년은 유치원생부터 함께 어우러져 펼치고 있는 운동회에 낯설어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송풍초 운동장을 가득 채운 들뜬 분위기에 나름대로 잘 녹아들고 있었다.

운동회가 열리기 전 있었던 식전 행사에서 진안교육청 나화정 교육장은 “소규모 학교가 안고 있는 교육적 한계를 극복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여 내실을 다지면서 교육성과를 최대로 높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학습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라며 이번 행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무대는 용담댐 휴게소로 이어졌다
점심을 즐겁게 나눈 참가자들은 자리를 용담댐 휴게소로 옮겼다. 파란 가을 하늘로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용담호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학예발표회와 공연을 펼쳤다.
이 또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진귀한 풍경이었다. 행사장 초입에는 학교별로 교육활동 사진 패널을 전시해 주민들의 눈길을 끌었고 무대에는 학생과 초청 공연팀의 발표가 이어지면서 즐거움을 선사했다.

주천중·안천중 아이들의 사물놀이와 송풍초, 안천초 중창단의 공연이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또 이 자리에서 용담댐관리단장에게 전라북도교육감 감사패를 이중흔 부교육감이 전달했고, 송영선 군수와 군의회 의원, 박영조 진안경찰서장 등 지역 내외빈이 참석해 함께했다.

▲ 닭싸움은 특히 치열했다. 혼자 남아 선전을 펼치다 결국 승리했다.
이날 무대에는 용담중학교 교사인 박영근·박현자 씨가 무대에 올라 부부 이중창을 선보였고 주천초의 품세 및 태권무 시범, 방현정(용담중) 양의 영어 말하기, 박성열씨의 판소리, 조림초 아이들의 설장고, 진안군립합창단의 합창, 주천중 아이들의 대나무춤, 초청팀인 소울 헌티스와 가수 도희의 공연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너른 용담댐휴게소는 아이들에게 훌륭한 놀이터였다. 무대 앞에 앉히려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들은 스프링처럼 일어나 곳곳을 뛰어다니며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어른들이 포기할 무렵 아이들은 무대 스피커 옆에서 혹은 무대 뒤에서, 일부는 객석 사이사이에서 자유롭게 공연을 즐기고 무대의 음향에 맞춰 휴게소 구석구석에서 자유롭고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용담댐 휴게소 프로그램을 가장 행복하게 즐긴 사람은 학부모와 교사였다. 흥에 겨워 박수치고 무대 앞으로 달려가 춤도 추었다. 아이들의 훌륭하고 귀여운 몸짓에 열광하고 초청공연팀의 수준 높은 예술공연에 환호성도 내질렀다.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용담댐 아래 가라앉은 옛 고향 마을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김차동씨의 사회로 진행된 학예발표회와 초청공연의 열기 속에 그렇게 푹 빠져들고 있었다.

▲ 터널을 통과한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와 꿈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 이기권 교장
<인터뷰> 송풍초ㆍ용담중 이기권 교장

“농산어촌 학교군 구성 운영이라는 계획서를 만들었어요. 송풍초등학교를 중심학교로 해서 조림초등학교와 용담중학교를 묶었죠. 그렇게 낸 계획서가 교육부 공모에서 당선돼 3억 원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송풍초·용담중 이기권 교장의 설명이다.
잘 알다시피 그 중 1억 원은 체육관 건립을 위해 별도로 적립을 해 놓고 나머지 예산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학교 시설 개선을 통해 현대화 시설 사업을 마무리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아니면 초등학교와 초등학교를 묶어 합동 야영도 다녀오는 등 1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번 용담호 지역 연합 가을 대축제 역시 그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가장 중요한 교육적 효과는 친구만들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소규모 학교가 갖는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지요. 더불어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주고 추억을 만들어 줄 수도 있고요. 상황이 많이 어려운 농산어촌에 살면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주고 싶었습니다. 자꾸 나가려고만 하는 지역의 현실에서 우리도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주고요.”

이기권 교장은 소규모 학교들이 함께 모여 펼치는 올해의 교육 프로그램이 앞서 말한 기대효과를 만족할 만큼 충족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같은 일련의 활동이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학부모들이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교육활동 모습 전시 기획도 이 같은 희망의 발로였다.

“교육부 지원이 내년에는 계속되지 않겠지만 이번에 연합체육대회에 함께 한 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모두 만족스러워 해서 내년에도 이 행사는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 얘기하기도 했고요.”
이 교장의 말대로라면 앞으로 용담호 지역 연합 가을 대축제는 지역의 소중한 연례행사로 자리잡을 것 같다.

 

▲ 운동회에 참가한 주민들도 경기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밀가루를 입에 가득 묻힌 아이들의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

▲ 용담댐휴게소에서 열린 공연행사에서 주천중 학생들이 대나무춤을 선보였다.

▲ 용담호 축제는 학생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 용담호 축제


         

저작권자 © 진안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