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동향초등학교 학예발표회

▲ 동향초등학교 학생들이 초대된 어른들을 모시고 학예발표회를 하고 있다.
동항초등학교(교장 임태훈) 전교생과 교직원, 인근 마을 주민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도 다목적체육관(백로관)을 꽉 채우지는 못했다.

그래도 학생과 학부모, 특별하게 초대된 동향마을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지르는 웃음소리만큼은 백로관 담장을 솔솔 넘었다. 지난 18일, 동향초등학교는 ‘동향 꿈나무들의 학예발표회와 경로잔치 한마당’을 열었다. 올봄부터 약속되었던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찾아가는 예술무대’를 맞이하면서 학생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적었던 인근의 65세 이상 어른들을 초청해 경로잔치까지 연 것이다.

1부 행사에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인형극과 아코디언 연주, 마임 공연을 1시간 30분가량 펼쳤다. 앙증맞고 귀여운 인형극을 보며 학생들은 ‘꺄르륵’거리며 즐거움을 주체 못했고 학부모와 어르신들도 처음 보는 무대공연에 홀딱 젖어들었다.

인형극이 오로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북한 출신의 조미영 씨가 선보인 신나는 아코디언 연주는 단연 인기 최고였다. 현재 한국에서 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는 조씨는 트로트 메들리와 앙코르곡으로 섬마을 선생님을 연주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임아티스트 최경식 씨는 피에로 분장으로 다양한 풍선묘기와 비눗방울 묘기를 선보이며 동심을 자극했다. 동향초등학교 아이들은 무대에 올라 피에로 아저씨와 함께 공연의 한 부분을 담당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부 행사로 진행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예술무대를 마무리하고 2부 행사로는 올봄부터 준비한 동향초 어린이들의 학예발표회가 이어졌다. 전교생이라야 50여 명 남짓이다 보니 겹치기 출연이 다반사였다. 이리저리 폴짝거리며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실수없이 순서 하나하나를 마무리짓는 모습에서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학교 방과 후 학습 시간에 익힌 예능과 이날 학부모와 어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프로그램을 무대에 선보이는 아이들에게 객석에 앉은 학부모와 동네 어른들은 아낌없는 웃음과 박수를 선사했다.

객석과 무대를 오가느라 정신이 없던 허민준(2학년)군은 “처음 본 인형극을 비롯해 사물놀이, 치어리더 공연이 재밌다.”라며 나름 관람 포인트를 안내해주기도 했다. 많은 어른 앞에서 자신들의 장기를 선보인다는 기분에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무대에는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도 선보였고 리코더 연주와 시조, 대나무춤, 무언극, 음악줄넘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연이 계속됐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오른 사물놀이는 진안군 대회에서 좋은 성적으로 수상하는 등 동향의 자랑으로 삼을 만한 실력을 뽐냈다.

아이들의 공작품 전시장에서 꼼꼼하게 작품을 감상하던 한 주민은 “어른들을 모시고 경로잔치까지 여는 등 학교에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라며 “아이들이 올린 무대니 실수를 해도 즐겁고 예쁘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 65세 이상의 동향면 어르신들은 학교 뒤뜰에 마련한 다과를 들며 공연의 여운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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